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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금 말고 선물로 드리면 안되나요?"…통상임금 소송 위험에 기업들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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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63.5% "통상임금 판결 100일, 경영 압박 커져"
대기업은 퇴직자 소송 대비
중소기업은 상여금 조정 분주
임금상승률 대기업 55% vs 중소기업 25%
기업 절반 “최저임금 인상 가장 우려”

#1. A 대기업 인사팀은 통상임금 소송에 어떻게 대응할지 골머리다. 노조가 수천 명의 퇴직자에게 ‘퇴직금의 기본이 되는 통상임금에 상여가 포함됐다’며 ‘20년 근속하면 퇴직금 차액만 1000만 원~2000만 원’ 소송단을 꾸리고 있다. 노무 담당자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데, 우리 회사는 임금 올려줄 여건만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 “설 현금 말고 선물드리면 안되나요?” 중소 제조업체 B사는 매년 명절마다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해 왔다.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됨에 따라 추가 시간 외 수당이 따라 올라가게 생겨 고육지책으로 낸 아이디어다. C사 인사팀은 정기 상여금을 식비나 교통비로 바꾸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B사 관계자는 “제조업은 기본적으로 정기 상여가 많은 업종”이라며 “갑작스러운 임금상승에 어찌 대응할지 인사팀들이 우왕좌왕 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상여금 말고 선물로 드리면 안되나요?"…통상임금 소송 위험에 기업들 '혼란' 상여금 관련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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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고 판결한 지 100일이 지나면서 산업현장이 일대 혼란에 빠졌다.


3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조건부 상여금이 있는 기업 170여 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통상임금 판결 100일 기업 영향 및 대응 긴급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3.5%가 통상임금 충격이 상당한 부담이 되거나 심각한 경영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13년 통상임금 판결 이후 약 11년 동안 기준으로 작용해 온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 중 고정성 요건을 폐지하고 재직 조건이나 근무 일수 조건이 붙은 정기 상여금 등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고 판결했다.


판결 100일이 지난 현재 노동시장은 혼란에 빠져 있다. 대기업은 퇴직자를 중심으로 줄소송이 이어지고 있고 중소기업은 인건비를 줄일 묘책을 찾지 못해 고심 중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도 더욱 벌어지는 추세다.


정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된 이후 임금 상승률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의 55.3%는 ‘5% 이상 임금 상승’을 예상했고 23.1%는 ‘2.5% 이내 상승’이라고 답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25.0%가 ‘5% 이상 상승’을, 43.4%는 ‘2.5% 이내 상승’을 예상했다.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더니 이번에는 법원이 기존 판례에 맞춰 잘 지급해 온 통상임금을 법에 미달한다며 체불로 몰고 있다"며 "요즘처럼 기업하기 어려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늘어난 인건비 부담에 기업들은 임금 인상을 최소화하고 정기 상여금을 대체하거나 신규 인력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 32.7%는 ‘임금 인상 최소화’를 꼽았고, ‘정기 상여금 축소 또는 대체’가 24.5%, ‘시간 외 근로시간 축소’ 23.9%, ‘신규 인력 감축’ 18.9%,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성과급 확대’가 17.0% 순으로 나타났다.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기업도 21.4%에 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이 실제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노동계는 올해 임금·단체교섭 지침을 통해 대법원 판결에 따른 통상임금 산입 범위를 주요 쟁점으로 삼고 기존 노사 합의를 무효로 한 뒤 재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기업 노조의 집단 소송 움직임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김동욱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올해 임금 교섭의 핵심 의제가 통상임금 산입 범위가 될 가능성이 크며 당장은 현실화하지 않았더라도 잠재된 소송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판결로 기업들이 재정적·법적 위험에 노출된 만큼 임금체계 전반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올해 가장 우려되는 노동시장 현안으로는 기업의 47.2%가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이어 ‘중대 재해에 대한 법원 판결’이 35.2%, ‘주 4일제 등 근로시간 단축’ 34.0%, ‘60세 이상 고용 연장’과 ‘노조 중심의 노동 입법’이 각각 19.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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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글로벌 산업 지형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은 통상임금 컨설팅까지 받아야 할 만큼 대응 여력이 부족하다"며 "근로조건 결정은 노사 합의라는 원칙에 따라 법과 제도의 정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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