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피해 10명…사망 4명·중경상 6명
부산울산고속도로 양방향 통행 재개
주말인 22∼23일 건조한 날씨 속에 경남 산청·경북 의성·울산 울주 등 전국 곳곳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르면서 지자체와 산림 당국이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산청 산불은 하동 일부까지, 대구 산불은 경북 경산으로 확산하는 등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으로 번지고 있다.
산불로 통행이 금지됐던 중앙선 안동∼경주 열차와 부울고속도로 양방향은 통행이 재개됐다.
◆산불 진화율 경남 산청 30%, 경북 의성 2%= 산청군 시천면 한 야산에서 지난 21일부터 사흘째 이어지고 있는 산불의 진화율은 23일 오전 30% 수준이다. 산림청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헬기 33대, 인력 1351명, 진화차량 217대를 투입해 불길을 잡고 있다. 영향구역은 1329㏊이며 총 화선은 40㎞다. 이 중 28㎞를 진화 중이고, 12㎞는 진화가 완료됐다.
대응 3단계가 발령된 이 산불로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공무원 등 4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산불 3단계는 피해 추정 면적이 100∼3000㏊ 미만에, 초속 11m 이상 강풍이 불고 진화 시간이 24∼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창녕군은 유가족과 협의해 사망자 4명의 시신을 창녕서울병원에 안치하고 빈소를 마련할 예정이다
전날 오전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2%다. 산불영향구역도 2602㏊, 전체 화선 67㎞, 잔여 화선 65.7㎞(진화 완료 1.3㎞)로 늘었다.
현장에는 산림청·지자체 등 헬기 52대가 투입되기로 했으나 일대에 연기가 낮게 깔린 탓에 동시에 투입되진 못하고 있다. 지상에선 인력 3000여명, 장비 440대가 진화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는 평균 초속 2m의 북풍이 불고 있으며, 낮부터는 서풍으로 방향이 바뀔 전망이다.
울주군 온양읍 운화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의 진화율은 이날 오전 기준 65% 수준이다. 전날 오후 7시 70%의 진화율을 보였지만 밤사이 불길이 번졌다. 산불로 피해가 예상되는 면적인 산불영향구역은 105㏊다. 당국은 특수진화대·공무원·경찰·소방 등 1940명, 헬기 12대를 동원해 이틀째 주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오전 9시부로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이날 오전 7시 경남 김해시 한림면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에는 '산불 2단계'가 발령됐다. 예상 피해 면적이 50∼100㏊, 48시간 이내에 진화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하는 단계다. 산불영향구역은 70㏊, 화선은 전체 3.44㎞이다. 2.77㎞를 진화 중이며 0.67㎞는 진화가 완료됐다.
경북 경산시 남천면 산전리 병풍산 일대에서도 이날 오전 산불이 나 산림 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이 불은 전날 대구시 수성구 욱수동에서 난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선 안동∼경주 열차 및 부울고속도로 양방향 통행 재개= 대형 산불로 운행이 통제됐던 철도·고속도로 통행은 속속 재개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중단됐던 인근 중앙선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코레일은 "의성 지역 산불로 중단된 중앙선 안동∼경주 간 열차 운행은 안전점검을 마치고 금일 정상 운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날 오전 11시 24분께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며 같은 날 오후 3시45분께 중앙선 의성∼안동역 구간 하화터널 부근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이에 코레일은 안동∼경주역 간 열차 운행을 중지하고 버스 연계수송을 실시했다.
울주군 산불로 차량 통행이 제한됐던 부산울산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이날 오전 대부분 통제가 풀렸다. 한국도로공사·울산경찰청 등은 이날 오전 9시부터 부울고속도로 장안IC∼청량IC 구간 양방향 통행을 재개했다고 밝혔다. 다만 산불과 인접한 온양IC 인근 1㎞ 구간은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소방차가 대기하고 있어 양방향 각각 3개 차선 중 3차선만 통제를 유지한다.
◆"동시 산불로 산림 3286㏊ 피해"…사망 4명·중경상 6명= 전국적인 동시 산불로 '축구장 4600개 규모'에 달하는 산림 3286㏊가 타고, 10명의 사상자가 나온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지난 21일 산청군에서 시작한 산불로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중상 5명, 경상 1명도 나왔다. 인명피해는 모두 산청에서 발생했다. 산청에선 주택 10동이 불에 탔고, 의성에선 주택 24동이 전소하고 5동이 일부 피해를 봤다.
산림 피해도 커 현재까지 3286.11㏊를 태웠다. 피해 규모로만 보면 축구장 약 4600개 크기의 산림이 불에 탔다. 지역별로 의성 1802㏊, 산청 1329㏊, 울주 85㏊, 경남 김해 70.11㏊다.
이한경 중대본 차장(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산불이 건조한 날씨 속에 광범위한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조속히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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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앞서 정부는 경남 산청·경북 의성·울산 울주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피해 규모가 확산하자 전날 오후 6시를 기해 이들 지역에 재난 사태를 선포한 바 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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