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 뚫고 근육으로 이동하는 특성
감염되면 약으로는 치료 못해
최근 동해 쪽에서 잡은 고등어에서 식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고래회충이 다량 발견되고 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2019~2021년 태평양에서 잡힌 고등어 살코기 부위 고래회충 As는 마리당 평균 15.3개체로 동해 쪽 고등어 2.1개체에 비해 많았지만, 최근 동해 쪽 고등어에서도 다량의 고래회충이 검출돼 그 격차가 줄었다고 보도했다. 2022~2023년 동해 2개 해역에서 잡힌 고등어에서는 마리당 As가 평균 13.6개체, 9.7개체 검출됐다.
바닷물고기에 기생하는 고래회충은 내장 부위에서 살코기 부분으로 쉽게 이동하는 종류인 As와 물고기 체내에서 이동하기 어려운 종류인 Ap가 있다. 과거 동해 쪽에서 잡히는 고등어 내 고래회충은 As가 적었지만 이번 조사로 동해 쪽 고등어에도 As가 다량 검출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 회충은 최종 숙주가 고래로 알려져 고래회충으로 불린다. 물고기, 해양 포유류의 먹이사슬을 통해 최종적으로 고래에 도달한다. 고래회충의 알은 고래의 대변을 통해 바다에 널리 퍼진다. 물속에서 유충으로 성장해 갑각류, 여러 물고기와 오징어 등으로 이동하다가 고래까지 도달해야 성충이 되어 알을 낳는다. 숙주가 살아있거나 싱싱한 상태일 때는 내장에서 살아가는 선충이다. 하지만 기생하는 물고기, 해양 포유류가 죽으면 내장을 뚫고 근육으로 이동하는 특성이 있다.
초밥 등 날 것이나 덜 익힌 생선을 통해 사람 몸에 들어오면 식중독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다만 Ap는 내장만 제거하면 As보다 감염 위험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고래회충에 감염된 생선을 먹으면 2∼4시간 지나 복통이나 메스꺼움, 구토와 함께 식은땀이 난다. 위염, 위궤양과 증세가 비슷하다. 고래회충이 위벽을 뚫고 나가려는 습성이 있어 감염되면 위를 찌르는 듯한 고통과 구토 등의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구충제로는 치료할 수 없고 외과적 수술로 유충을 제거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의 스기야마 히로무 객원연구원은 "동해 쪽에서 잡힌 고등어 섭취를 통한 식중독 증상 위험이 태평양 쪽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됐다"면서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해수 온도나 해류의 변화와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고래회충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생선을 70℃ 이상의 끓는 물에 1분 이상 가열하면 된다. 싱싱한 회를 먹고 싶다면 회를 잘게 뜨는 것이 좋다. 회를 뜨는 과정에서 가늘고 긴 고래회충이 잘려 죽기 때문이다.
민물고기도 기생충 위험…생식하지 말아야
민물고기를 통한 기생충 감염에도 주의가 요구된다. 유행 지역 하천의 자연산 민물고기를 생식해 감염되는 장내기생충 감염병은 만성적 담도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 담관암을 유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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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도 일부 유행 빈발 지역에선 여전히 5% 이상의 높은 감염률을 보였다. 질병관리청은 "자연산 민물고기는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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