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장관회의 위해 캐나다 방문한 루비오 장관
캐나다 측이 유난히 '작은' 레드카펫 제공
누리꾼, SNS에 사진 공유하며 '조롱'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G7(주요 7개국)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캐나다 공항에 내릴 때 캐나다 측이 제공한 '미니 레드카펫'이 소셜미디어에서 화제다. 13일 더 미러 US 등 외신은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날 G7 외무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 장소인 캐나다 퀘벡주의 국제공항에 도착했고,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이 관례대로 루비오의 도착에 맞춰 공항에 영접을 나왔다고 보도했다. 여기까지는 통상 절차였던 가운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것은 루비오의 전용기 앞에 깔린 레드카펫의 크기였다.
통상 해외 정상이나 장관 등 귀빈들이 공항에 도착할 경우 전용기 앞에 깔리는 레드카펫보다 상대적으로 길이가 짧아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하필 레드카펫이 깔린 활주로 바닥에는 물이 고여 있었다. 이 때문에 레드카펫은 얼핏 보기에도 물에 젖어 있는 모습이었다. SNS에서는 "캐나다가 루비오에게 굴욕적인 레드카펫을 깔아줬다", "루비오가 캐나다로부터 '적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레드카펫 크기가 딱 트럼프 마음 크기 같다" 등의 같은 반응들이 나왔다.
앞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캐나다에 대한 연이은 관세 압박과 "미국의 51번째 주(州)로 편입하라"는 등 굴욕적인 공세 속에 캐나다인들의 대미(對美) 감정은 최악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캐나다가 의도적으로 미국 장관에게 '초미니 레드카펫'을 깔아주며 외교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날 G7 외무장관 회의에서 캐나다 측은 미국의 관세 정책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틀 전인 지난 11일에도 소셜미디어에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해 50%로 관세를 올릴 것"이라며 "캐나다가 (미국에 대한) 다른 관세들을 철폐하지 않는다면 캐나다산 자동차 관세를 크게 인상해 캐나다의 자동차 제조 산업을 영구적으로 폐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 이후 캐나다에서는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벌어지는 등 대미 감정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9일 선출된 캐나다의 마크 카니 신임 총리가 취임 일성으로 "트럼프가 성공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과거에도 해외 귀빈들의 공항 영접용 레드카펫은 미묘한 외교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회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안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 상하이를 방문했을 때 중국은 공항 바닥에서 아예 레드카펫을 치워버렸다. 이로 인해 블링컨은 공항 활주로의 아스팔트 맨바닥을 걸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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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부 미언론은 "중국은 블링컨이 비행기에서 내리기도 전에 그를 모욕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이 장면은 미·중 양국 간의 불편한 관계를 나타내는 중국의 상징적 조치로 풀이됐다. 블링컨의 중국 방문에 앞서 미국은 중국의 러시아 지원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은행 제재 방안을 논의했고, 바이든은 대만에 대한 군사 원조 법안에 서명했다. 블링컨 역시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대규모 구금, 강제 노동 등 정책을 반인도적 범죄라고 비판했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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