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18도 가장 좋아하는 나, 수도권에 살고파"…'車 6500대 동시 충전' 전기 쓰는 데이터센터[AI 시대 電力이 국력]①

시계아이콘02분 33초 소요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편집자주 바야흐로 '전기 패권'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가 어마한 전기를 소비하는 것은 물론 전기차 등 이동수단의 전동화, 디스플레이 고도화로 전기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AI가 대중화하면서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의 전기 사용량이 웬만한 선진국 국가 한 곳과 맞먹을 정도로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닫기
뉴스듣기 글자크기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사용 전력도 폭증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대비 6배 이상↑
전력 확보가 AI 시대 국가 경쟁력 좌우

편집자주바야흐로 '전기 패권(覇權)'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가 어마한 전기를 소비하는 것은 물론 전기차 등 이동수단의 전동화, 디스플레이 고도화로 전기 수요는 폭증하고 있다. AI가 대중화하면서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의 전기 사용량이 웬만한 선진국 국가 한 곳과 맞먹을 정도로 늘어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전기가 없으면 더 이상 경제발전은 불가능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들은 안정적인 AI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경쟁적으로 전기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주요 선진국 정부도 AI뿐 아니라 첨단산업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앞다퉈 전력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전기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생산하느냐도 비중 있게 다뤄야 할 과제다. 탄소중립 시대를 맞아 원자력, 태양광, 풍력, 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를 AI 데이터센터에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전기 소모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 개발도 한창이다. AI시대 전기 문제는 또 다른 사업 기회가 되기도 한다. 아시아경제는 전기 에너지 소비와 생산 현황을 살피기 위해 국내 곳곳 현장을 찾았다. 폭증하고 있는 전기수요에 대응하는 생생한 움직임을 소개한다.

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야. 나에겐 창문이 없어. 수많은 데이터를 보관하는 곳인 만큼 철저한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서지. 서버와 통신장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먼지가 쌓여도 안 되고 온도와 습도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해.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해야 하는 점이야. 사람들은 나를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러.


"18도 가장 좋아하는 나, 수도권에 살고파"…'車 6500대 동시 충전' 전기 쓰는 데이터센터[AI 시대 電力이 국력]① SK브로드밴드 가산데이터센터 외관. SK브로드밴드 제공
AD

서울 가산동에는 SK브로드밴드가 2021년에 지은 도심 최대의 데이터센터(가산센터)가 있어. IT 부하 46㎿ 규모인데 이건 200W짜리 가정용 컴퓨터 23만대를 동시에 돌리는 것과 같은 전기를 사용해. 7㎾ 완속 충전기로 전기자동차 6500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용량이기도 해.


"18도 가장 좋아하는 나, 수도권에 살고파"…'車 6500대 동시 충전' 전기 쓰는 데이터센터[AI 시대 電力이 국력]①

나는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가. 이렇게 전기를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는 해마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전국에 데이터센터 수는 2020년 139개였는데 2024년에는 161개로 증가했어. 5년 새 16% 늘어난 거야. 한국전력이 이들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겠다고 약속한 계약 전력도 2020년 1.6GW에서 2024년 2.5GW로 늘어났어.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의 원전 6호기가 1000㎿급인데, 공사 기간만 6년3개월이 걸렸어. 2499㎿는 이러한 원전을 2~3기 짓는 것과 비슷한 규모야.


앞으로 내가 쓰는 전기량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거야. 2023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는 723개, 여기에 쓰이는 전력 용량은 49GW에 이른다고 해. 전문가들은 내가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발전소를 더 짓거나 송전선을 더 깔아야 한다고 얘기해.

"18도 가장 좋아하는 나, 수도권에 살고파"…'車 6500대 동시 충전' 전기 쓰는 데이터센터[AI 시대 電力이 국력]①

특히 AI가 확산하면서 전기가 더욱 필요해졌어. AI 모델을 학습시키거나 챗GPT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동시에 빠르게 처리하는 고성능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있어야 해. AI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6배의 전력을 더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어. 전자제품이 고장 나는 가장 큰 원인이 뭔지 알지? 바로 열이야. 내가 쓰는 전기의 40% 정도는 장비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는 데에 들어가. 참고로 나는 18도를 가장 좋아해.


지상 10층, 지하 5층으로 된 연면적 6만9000㎡ 규모의 가산센터도 지하에는 냉방 설비가 있고, 층마다 항온항습 시설을 갖추고 있어.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영업 면적이 약 5만㎡이니까 웬만한 대형 백화점과 비슷한 크기라고 보면 돼. 서버 10만대 이상을 수용하는 하이퍼스케일의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열이 덜 나게 만드는 기술도 중요해질 것 같아.


하지만 그만큼 걱정도 많아. 앞으로 전기가 어마어마하게 필요하지만 공급받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야. 주거지역이 밀집한 수도권에서는 전자파 걱정으로 주민들이 나를 싫어해.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고 전기가 풍부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나를 끌어당기고 싶어 하지. 문제는 이동통신 3사와 같은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의 3분의 2가 나를 싫어하는 수도권에 짓기를 원하고 있어. 통신 설비투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야. 유지보수, 관리 인력들도 수도권으로 출근하기를 선호하는 편이지.

"18도 가장 좋아하는 나, 수도권에 살고파"…'車 6500대 동시 충전' 전기 쓰는 데이터센터[AI 시대 電力이 국력]① SK브로드밴드 가산데이터센터에 구축된 AI 인프라 모습. SK텔레콤 제공

한국전력이 도심에 송·변전 시설을 짓는 것도 어려워졌고, 전력 수급이 불안정해져 최악의 경우 '블랙아웃'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그래서 전기 공급뿐 아니라 어떻게 쓸지는 앞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될 거야.


정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만들어 지난해 6월부터 시행 중이야. 이 법을 통해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이전한다는 거지. 대표적인 규제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있어. 10㎿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는지와 직접 고용과 같이 지역 경제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를 평가받아야 해.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에 통과한 데는 아무도 없어.


어쨌든 통신망이 전국적으로 깔린 우리나라는 데이터센터를 짓기 좋은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는 건 사실이야.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을 주목하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MS)는 부산시에 총 6개의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이미 2016년에 시와 협약을 맺었고, 싱가포르의 데이터센터 개발기업 '엠피리온 디지털'은 서울 양재동에 AI에 최적화된 40㎿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어.


AD

전기를 어떻게 확보하냐가 나의 운명을 좌우할 거야. AI 혁명이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AI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이 미래 먹거리가 될 거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엔비디아의 H100을 올해 안에 1만5000개를 확보해 2027년까지 비수도권에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어. 전기 확보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온 거야.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06.1811:30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100대 기업 여성 정규직 5명 중 1명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100대 기업 여성 정규직 5명 중 1명

    "머슴살이를 해도 대감집에서 하라." 좁아진 취업문 앞에 취업 준비 청년들 사이에서 회자하는 자조적 속담이다. 어차피 일해야 한다면 복지와 급여가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게 낫다는 의미에서다.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서울 관악종합고용지원센터를 찾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 성패를 떠나 이 문구는 16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권과 경제계 등에서 애용된다.

  • 25.06.1811:30
    대기업도 금융사도…여성 평균연봉, 여전히 남성 70% 수준
    대기업도 금융사도…여성 평균연봉, 여전히 남성 70% 수준

    근속연수와 연봉은 특정 기업의 양성평등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직관적인 지표다. 그러나 한국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에서도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크다. 고연봉·좋은 처우로 대표되는 대기업조차 예외는 아니다. 양성평등지수 조사 대상인 100대 기업과 37개 금융사에서 여성 평균 연봉은 남성의 70% 수준에 그쳤다. 100대 기업 여성 평균연봉 7400만원…'연봉킹' SK텔레콤지난해 말 기준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여성

  • 25.06.1811:30
    뿌리 깊은 '채용 성차별' 인식…블라인드 방식 등 변화 시동
    뿌리 깊은 '채용 성차별' 인식…블라인드 방식 등 변화 시동

    기업의 양성평등은 채용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는 특정 성별을 우대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성별에 관계없이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실력 있는 인재를 선발하자는 취지다. 성평등 채용은 인사 과정의 공정성과 다양성을 높이는 가장 기초적인 출발점이다. 여성가족부와 경제단체들이 공동 발간한 '성평등 일자리, 차별 없는 채용이 만듭니다' 안내서에 따르면, 성평등 채용이란 채용 전 과정에서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을 채용

  • 25.06.1811:30
    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공시 의무화" 목소리도
    한국, 성별 임금 격차 OECD 1위…"공시 의무화" 목소리도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고질적인 문제로 꼽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매년 회원국의 성별 임금 격차를 비교하는데, 한국은 1996년 가입 이후 매번 1위를 기록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3%로 2위인 일본(22%)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OECD 평균은 11.3%, 유럽연합(EU) 27개국 평균은 9.4% 수준이다. 한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임금 격차가 20%를 넘는 국가가 없다. 성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배경은 다양

  • 25.06.1711:30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
    "남자들도 무조건 쉬어라" 하는 회사도 있다는데…공시 의무에 '男육휴' 확산 기대

    국내 상장사는 매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경영 전반을 결산한다. 사업 개요부터 재무 상태, 지배구조, 이사회 구성, 임직원 현황 등을 아우른다. 특히 투자자와 이해관계자에게 기업의 성과와 방향성을 전달하는 중요한 자료다. 올해 초 공시된 2024년도 사업보고서부터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됐다. 육아지원제도 및 유연근무제도 사용 현황이다. 저출생 문제 대응과 일·가정 양립 문화 확산을 위해 지난해 11월 기업공시 서식을 개

  • 25.06.1506:00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결별과 화해 반복하는 트럼프와 머스크, 재결합하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관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취임 초기 '브로맨스'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두 사람은 극심한 갈등을 거쳐 최근 다시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이들의 관계 변화는 단순한 개인적 불화를 넘어 미국 정치와 산업계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의 관계는 2024년 대선 당시 절정에 달했다.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원하며 선거 승리에

  • 25.06.1408:00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가 가로막은 하버드 유학…美 대학 전역으로 퍼지나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학교를 겨냥한 전방위적 압박에 나서면서 전 세계 유학생들 사이에 큰 혼란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를 문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버드대의 진보적 성향과 반유대주의 시위에 대한 정치적 공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몇 주간 세 차례에 걸쳐 하버드 대학교 유학생 등록을 막고 비자 발급을 취소하려 했지만, 매번 미국 연방법원의 제동에 부딪혔다. 하

  • 25.06.1109:50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국민의힘 한심, 다투는 것도 한가로워"

    강원택 서울대 정치학부 교수가 아시아경제 시사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해 "이재명 정부의 첫인사는 무난했다. 문재인 정부 첫인사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충무로 아시아경제 스튜디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강 교수는 "당장은 경제가 급하지만, 이 대통령이 국가의 장기 발전과 관련한 인프라를 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입법권이 사법권을 침해하는 듯한 모양새를 연

  • 25.06.0707:30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美 월가 새 경제용어, '타코'에 트럼프가 격분한 이유

    최근 미국 월가에서 '타코(TACO)'라는 신조어가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멕시코 음식 타코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장에서 이 용어를 사용한 기자에게 "무례하다"며 강하게 반발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월가의 신조어 타코는 'Trump Always Chicken

  • 25.06.0517:15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②박명호 교수 "이 대통령 과반 못 넘은 것 항상 유의해야"[AK라디오]

    5일 오전 9시 아시아경제 유튜브 채널 'AK라디오'에 출연한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은 기회와 위기 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단기보다는 중장기를 준비하는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보수의 키맨은 이준석·한동훈이 될 것"이라면서 "총선이 많이 남아 있어 국민의힘의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 결과가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승부는 이미 결정된 선거였다. 기본적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