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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생 피살사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입장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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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생 피살사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입장문 [전문]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서 열린 '학교구성원 정신관리 및 안전대책'을 주제로 열린 차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차담회는 김하늘 양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유사 사고 재발을 막고 근본적인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히 마련됐다. 차담회에는 교사, 교감, 장학사 등 학생안전·교원인사·교권보호 관련 현장 전문가 5명, 학부모 3명, 정신건강 관련 전문가 3명이 참석했다. 2025.02.14 윤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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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학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정신건강 전문가와 각 단체들이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진료 여부로 개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평가해서는 안되고 진료 이력을 문제 삼아 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들의 치료 의지가 위축돼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아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 입장문 전문이다.


최근 초등학교 내에서 교사가 여덟살 어린 학생을 무참하게 살해한 비극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헤아리기 힘든 큰 슬픔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유가족과 해당 학교의 학생 및 관계자들에게 애도를 표합니다. 안전하다고 여겼던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을 전국의 많은 학생과 가족들에게도 위로를 전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정신질환에 대한 안타까운 오해가 퍼지고 있습니다. 또한 정신건강 문제로 인한 휴직 및 복직 과정 등 시스템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향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하고 더욱 건강한 학교 환경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대한정신건강의학과 의사회는 이에 대한 몇가지 입장을 전달하고자 합니다.


첫째,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여부로 개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평가 할 수 없습니다. 심각한 질환도 진료받지 않는 경우도 있고, 가벼운 스트레스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한 순서대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기에, 치료를 받은 이력 자체가 심각성을 반영하지 않습니다. 단지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를 통한 건강 회복의 과정을 선택했다는 의미입니다. 얼마나 꾸준히 치료를 받았고 자기 증상을 인정했는지, 처방대로 약을 복용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인데, 진료 이력을 문제 삼아서는 안됩니다. 타인에게 폐가 될까 염려하며 편견에도 불구하고 병의원을 찾은 분들이 이런 사건으로 치료 의지가 위축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둘째, 개인의 범죄 행위에 대해, 의료진이 과도한 책임을 짊어져야 할 근거 또한 없습니다. 의사가 모든 위험을 예측하고 사회적, 법적 판단을 하거나 윤리적인 부분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살인은 범죄자 개인의 인격과 도덕성이 영향을 미칠텐데, 잔인한 행위를 정신질환 탓으로 돌린다면 오히려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환자들에 대한 모독입니다.


셋째, 진단서는 작성 당시의 의학적 판단을 근거로 소견을 기술하므로 변화할 수 있습니다. 정신질환의 특성상 ‘완치’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현재에 상태 호전이 있다고 미래에도 절대 재발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습니다. 적극적인 치료로 일반적인 경과보다 빨리 호전되기도 하듯이, 치료 중단으로 급격히 악화됩니다. 따라서 복직 및 휴직, 운전면허, 총기 소지, 맹견 관리 등의 문제와 관련하여 정신과 의사에게 의학적 판단을 넘어선 진단서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예를 들어 일부 공무원 관련 규정에서 ‘완치’ 또는 ‘직무 수행 가능’ 여부를 명확히 진단하라는 요구가 있는데, 의사가 진단할 수 있는 영역 밖까지 진단서를 강요하는 것은 의료의 본질을 왜곡하며 의료법 위반을 강요합니다. 이러한 규정은 개정되어야 하며, 보다 합리적인 평가 절차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넷째, 공무원의 직무 수행 가능 여부는 독립적인 평가 기관이나 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으로 심사되어야 합니다. 교사의 정신 건강 문제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입니다. 따라서 공공의 책임 하에 교사들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병가, 휴직 및 복직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공정한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다섯째, 많은 국민에게 심리적 충격을 준 사건임은 분명하지만, 극단적 사건을 일반화한다면 오히려 마음의 상처는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물론 반복적으로 해당 뉴스에만 집착하거나 괴담에 몰두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건으로 인해 아이들이 학교라는 환경을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가까운 가족 및 친구들에게는 충분한 애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멀리서 소식을 접하는 학생과 학교 관계자들은 일상을 지속하는게 좋습니다.


여섯째, 건강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활동에 저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열심히 협조하겠습니다. 정신건강에 대한 검진이 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간단한 자가문답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좀 더 심층적인 평가가 이루어져 실제로 학교 정신건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직원과 학생들의 진료가 필요할 경우 이를 좀더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기를 기대합니다. 더 이상 이런 비극이 반복되어 소중한 생명을 잃고, 주변에서 심리적 고통을 겪는 일이 재발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목숨을 잃은 피해자의 명복을 빕니다. 그러한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인해서 비합리적인 공포와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가 확산되는 것은 막아야 합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국민의 정신 건강을 지키고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2025년 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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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 김동욱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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