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대표성 개선 채용 목표 설정 안해"
구글이 소수 인종 채용 우대 정책을 폐기하고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DEI 정책을 폐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자 미국 주요 기업들이 코드 맞추기에 나서고 있다.
WSJ는 이날 구글이 직원들에게 더는 직원 대표성을 개선하기 위한 채용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란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2020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 이후 미국 내에서 인종적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구글은 2025년까지 과소대표 집단 임원 비율을 30%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흑인, 라틴계 등의 고위직 발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흑인과 라틴계는 오랫동안 테크 업계에서 소수 인종이었다. 구글의 2024년 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직원의 5.7%가 흑인, 7.5%가 라틴계다. 4년 전에는 각각 3.7%, 5.9%에 불과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이날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도 DEI 후퇴가 나타나 있다. 2021~2024년 연례보고서에 포함돼 있던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일부로 만들고, 우리가 서비스하는 사용자를 대표하는 인력을 키우는 데 전념한다"는 문장이 삭제됐다.
구글은 DEI 관련 보조금, 교육 및 이니셔티브 검토의 일환으로 2014년부터 발행한 연례 다양성 보고서를 계속 발간할지 여부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연방 정부와 연방 기관에서 DEI 정책을 억제하기 위해 내린 행정명령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이를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 변경 사항을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구글은 "우리는 미국 전역의 주와 전 세계 여러 국가에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더는 야심 찬 목표를 갖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메타플랫폼과 아마존도 다양성 정책을 폐기했다. 메타는 지난달 직원들에게 고용, 훈련, 공급업체 선정 등에 적용해 왔던 DEI 정책을 종료한다는 내부 메모를 보내고 DEI 팀을 해체했다. 아마존은 내부 메모에서 작년 12월 다양성 확보 관련 구시대적 프로그램을 축소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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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뿐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맥도날드, 월마트 등도 DEI 정책을 폐기하며 친(親)트럼프 행보를 보인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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