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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파병… 우크라이나 전쟁 판도 바꿀까[양낙규의 Defenc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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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내여론 의식해 예비군 동원령 자제
북한의 파병만으로도 충분히 혈맹관계 과시

북한이 러시아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전에 대규모 특수부대 파병을 결정했다. 북한 지상군의 대규모 파병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를 넘어 전 세계의 안보 지형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규모 파병이라는 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했다"면서 "북한군의 참전 개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1차 파병 인원은 1500명으로 북한은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위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000여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파병 인원은 이미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 및 호위함 3척을 이용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동했다. 조만간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된다고 국정원은 예상했다.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현재 동아시아지역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다. 이들은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받았으며, 북한인과 용모가 유사한 시베리아 야쿠티야·부라티야 지역 주민으로 위장한 가짜 신분증도 발급받았다고 국정원은 전했다. 참전 사실을 숨기려고 러시아군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

미 “북 파병은 러시아의 절박함 보여줘”

미국은 이에 대해 러시아가 "절박해졌다"고 평가했다. 미국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언론들의 파병 보도에 대해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상당히 진전되었다는 의미"라면서 "이번 보도는 계속해서 심각한 인명 손실을 겪는 러시아가 새로운 수준의 절박함에 처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지난 2022년 2월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은 같은 해 9월에 예비군 30만명을 징집하는 부분 동원령을 발동했다. 이후 추가 동원령은 없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면서 인력 소모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러시아 내 반전 여론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강제 징집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북, 우크라이나전쟁 첫 전투병 파병국 되나

이런 점에서 북한의 파병은 러시아에 큰 도움을 준 셈이다. 파병이 사실이라면 북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당사국이 아닌데도 전투병을 파병한 첫 번째 국가가 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파병했다. 베트남 전쟁 때는 전투기 조종사와 심리전 부대를 파견했다. 심리전 부대는 월남에 파병됐던 우리 군을 상대로 투항 권유를 하거나 포로 심문을 하기도 했다.


리비아 카다피 대통령의 초청으로 리비아에서는 북한군 군사 교관단이 활약했다. 아프리카 우간다엔 50명가량의 군사교관이 체류했고, 콩고민주공화국(구 자이르)에는 군사교관이란 30여 명을 파견해 대통령 경호 특수부대 훈련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2016년 시리아 내전 때는 미사일 기술자와 2개의 소규모 전투부대를 파견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위해 싸웠다.


이번 파병 규모는 역대 최대다. 전투 병력이 대부분이다. 지난 6월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상호 군사원조’ 조항을 복원한 조약을 맺은 이후 북한 군인과 무기의 러시아 파병을 본격화한 것이다.


러시아군과 합류 땐 의사소통이 문제

병력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러시아군과 합류해 최전선에 배치되거나 특정 지역을 맡을 수도 있다. 러시아군과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국정원은 북한군이 이미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했다. 국제사회에 신분 노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파견됐던 전투기 조종사들은 월맹군 군복을 입고 미 공군 전투기와 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러시아군과 소통이 문제다. 순간적으로 생사를 가르는 판단을 해야 하는 전선에서 전혀 다른 언어를 하는 러시아군과 북한군이 의사소통하기부터 쉽지 않은 과제라는 것이다. 또 북한군 체제는 구(舊)소련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군인들이 실제 전장에서 러시아군 운용 무기체계에 유기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실전 경험할 수 있지만, 판세 영향은 ‘글쎄’

장점도 있다. 러시아에 수출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 현대전에서 드론 활동 등 실전 경험을 쌓을 기회다.


특정 지역에 배치된다면 러시아 지휘부 통제 속에 독립작전도 가능하다. 참전 사실을 숨기기는 어려워진다는 단점도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지역을 맡는다면 러시아 쿠르스크주(州)가 유력하다. 쿠르스크주는 지난 8월부터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 공격을 펼치는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북한군 수천 명이 내달부터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군사매체 더워존(TWZ)에 "그들은 11월 1일에 준비될 것"이라며 선발대 2600명이 내달 쿠르스크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러시아 영국대사관 무관 출신인 존 포어먼은 "러시아 입장에선 전선에 사용할 ‘총알받이’가 증가한 것"이라며 "외국인이 죽는 것은 러시아에서 누구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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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북한군이 실제 우크라이나군과의 전투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우크라이나의 군사전문지 편집장인 발레리 리아비크는 "북한군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일부의 경비를 맡고, 기존에 배치됐던 러시아군이 전선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군이 전투가 아닌 건설과 정비 등 지원 업무를 담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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