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2조 기업 女임원, 2년 새 3%포인트 증가…대부분 사외이사

CEO스코어, 196곳 등기임원 현황 비교
'성별로 구성 금지' 개정 자본시장법 영향
여성 등기임원 2명 이상도 43곳

국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여성 등기임원 비중이 최근 2년 사이 3.0%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 196곳을 대상으로 등기임원 현황을 비교한 결과, 이들 기업의 여성 등기임원은 2022년 6월 말 172명(13.1%)에서 올해 지난달 말 226명(16.1%)으로 54명(3.0%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는 2022년 6월 말 160명에서 지난달 말 208명으로 48명 늘었다. 사실상 올해 기준 전체 여성 등기임원의 92.0%가 사외이사인 셈이다. 다만 2022년 6월 말(93.0%)과 비교하면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1.0%포인트 줄었다.

남성 등기임원은 같은 기간 1144명에서 1174명으로 30명 느는 데 그쳤다. 남성 사외이사는 620명에서 634명으로 늘었지만 비중은 54.2%에서 54.0%로 0.2%포인트 감소했다.

여성 등기임원 비중의 증가는 2020년 개정된 자본시장법의 영향을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유예기간 2년을 거쳐 2022년 8월부터 시행됐다. 이 법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에 대해 이사회 전원을 특정 성별로만 구성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런 규정에도 9월 말 기준 여성 등기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곳은 13곳이나 됐다. 2022년 6월 말 22곳보다는 그 숫자가 감소했다. 특히 KCC와 넥센타이어, KG스틸, 에스디바이오센서, 코오롱글로벌, HDC, 삼양홀딩스 등 7곳은 2년간 여성 등기임원이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오토에버와 CJ제일제당은 각각 지난 7월과 8월 임기만료 전 자진 사임으로 현재 여성 등기임원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등기임원이 2인 이상인 기업은 2022년 19곳에서 올해 43곳으로, 24곳 늘었다. 여성 등기임원이 가장 많은 기업은 크래프톤과 카카오(이상 각 4명)였고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SK이노베이션, 기아, 아모레퍼시픽(이상 각 3명) 등이 뒤를 이었다. 9월 말 기준 등기임원 여성 비율이 50%를 넘는 기업은 크래프톤(57.1%), 카카오(50%), SK아이이테크놀로지(50%) 등 3곳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