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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트럼프 피격에 "바이든 정부가 테러 분위기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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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트럼프 제거 위한 사법 조치들
모두 실패했으나 공격 분위기 조성돼
외부에서 볼 때 트럼프 생명 위태로워 보여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 현장에서 피격된 것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취재진에게 "우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거하고 암살하려는 시도가 현 미국 정부에 의해 조직됐다고 믿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분위기는 오늘날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러, 트럼프 피격에 "바이든 정부가 테러 분위기 조성"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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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계에서 몰아내려는 수많은 시도가 있었다"며 "법원과 검찰을 동원한 일련의 사법적 조치들을 포함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치 무대에서 제거하거나 이미지를 실추하려는 모든 시도가 수포가 된 것을 보면서 우리처럼 외부에 있는 관찰자들은 그의 생명이 위태로워 보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4건의 형사재판에 대해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사법 시스템 악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 추문 입막음' 재판에서 유죄평결을 받자 "직접적인 증거 없이 이뤄진 기소"라며 "미국 내부의 정치적 투쟁에 사법 시스템이 이용되고 있다"고 두둔한 바 있다. 다만 이날 페스코프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전화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테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입장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바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다른 나라의 일에 간섭하는 미국의 정책이 트럼프 피습의 원인"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중단해야 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몇 안 되는 서방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한 비아냥 섞인 논평도 나왔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하는 데 쓰는 돈을 경찰력 보강과 법질서 유지 서비스에 사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골치 아픈 대통령(후보)을 없애려는 수작들이 모두 수포가 되면 옛 시절의 리 하비 오스왈드가 등장하는 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리 하비 오스왈드는 1963년 서거한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암살범으로, 단독범행이라는 당국의 결론에도 아직 음모론이 끊이질 않고 있다.



러시아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부각이 바이든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여론의 불만을 방증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얼마 전 대선 토론에서도 "1월20일 취임하기 전에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푸틴과 젤렌스키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을 속결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확인해왔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해당 발언들을 "매우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화답한 바 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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