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사유에 축구 관람 있어야 한다며 거부해
경기장 입장 거부당한 뒤 돈 내고 입장권 구매
프로축구 경기 진행 시 무료입장 대상자인 군 장병들이 경기장 측으로부터 입장을 거부당한 뒤 따로 돈을 지불하고 경기를 관람하는 일이 발생했다.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온라인 민원 창구 '시민의 소리'에는 지난 19일 이런 내용의 민원을 올라왔다. 군인 박모 씨는 "19일 일요일 FC서울 vs 대구FC 경기를 보기 위해 군인 5명이 주말 외출을 나와서 줄을 서고 매표를 하러 갔다"고 밝혔다.
FC서울 구단은 현역병과 직업 군인 본인과 동반 1인까지 무료 혜택을 주고 있어 매표소에서 군인 신분을 확인하면 입장권을 받을 수 있다. 이 정책대로라면 박 씨와 동료들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자유석에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장 측은 이들의 무료입장을 거부했다. 박 씨는 "분명 군인인 것을 인증하면 티켓이 공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외출증을 보여주니 (직원이) 갑자기 위수 지역 이탈 아니냐는 식으로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수지역 안이라서 상관이 없다고 말하자 외출 사유에 축구 경기 관람이라고 나와 있어야 티켓 증정이 가능하다고 거절당했다"며 "저런 규정이 없었던 것 같은데 축구를 보기 위한 외출이라는 증거를 가져오란 식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위수지역은 군부대가 현역 군인들의 질서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머물게 하는 지역을 뜻한다. 장병들은 비상시를 대비해 외출이나 외박을 나갈 경우 해당 지역을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위수지역 정책은 2019년 문재인 정부 시절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폐지됐다.
박 씨와 일행들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경기장 입장을 거부당한 뒤 돈을 내고 입장권을 구매했다. 그는 "줄도 길고 더운데 오래 기다려서 짜증 나서 티켓 구매 후 입장했다고 밝혔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운영처는 지난 20일 박 씨의 항의에 대해 "구단에 확인한 결과 군인의 경우 외출증과 신분증만 있으면 관람이 가능하며, 해당 내용에 대해 안내가 잘못됐을 경우 안내요원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 이용을 불편하게 한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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