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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유튜버로 성공할까요"…돈·현실 걱정에 사주 의존하는 한국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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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점집 문전성시…"평소보다 30% 늘어"
취업 대신 유튜버·인플루언서 성공 묻기도
사주 해석도 달라져…자녀운을 반려동물로

새해가 되면 올 한 해가 무탈하게 지나갈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다. 연말·연초 사주·타로 가게가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다. 설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7일 사주·타로 간판이 즐비한 서울 종로구 종로3가~익선동을 찾아가 봤다.


서울 강남, 종로 등지에서 20년 넘게 사주를 봐온 역술인 도연(역술명·60대) 씨는 "연초엔 평소보다 30% 정도 손님이 는다"며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돈을 잘 벌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청년층은 취업운, 이직운, 연애운을, 중·장년층은 자녀운, 부동산운, 건강운을 많이 묻는다고 했다. 그는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니 공통으로 드는 생각이 '요즘 참 살기가 어렵구나'하는 것"이라며 "경기가 좀 풀리면 좋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제가 유튜버로 성공할까요"…돈·현실 걱정에 사주 의존하는 한국인들 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사주카페. 역술인 도연 씨에게 기자의 신년운을 물으니 올해 귀인이 나타날 것이라고 귀띔해줬다. 사진=박현주 기자 phj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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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이직, 연애, 부동산…. 찾아오는 사람마다 궁금한 것도 다르다. 취업준비생 박민주 씨(26)는 매년 새해가 되면 호기심에 신년 운세를 본다. 박씨는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동기부여가 되니까 하루하루를 사는 힘이 된다"며 "사주를 맹신하는 건 아니라 안 좋은 이야기는 '그렇구나, 조심하자'하고 넘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저것 하고 싶은 게 많아서 어떤 진로가 나에게 잘 맞는지, 연애운은 어떤지 물었다"고 전했다.


익선동 초입의 한 사주·타로 가게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한 50대 부부는 자녀운을 물어보러 왔다고 했다. 아내 김모씨는 "아들이 고등학생이라 고민이 많아서 왔다"며 "부모한텐 애들 성적, 대학, 진로 이런 게 중요하니까 조언을 얻고 싶다"고 했다. 이들의 앞순서인 여성 2명은 역술인에게 이직운과 연애운에 대해 상담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사주를 해석하는 방법은 달라졌다. 사주에 자녀운이 들어오면 이를 반려동물 입양으로 보는 식이다. 역술인 도연 씨는 "아기를 안 낳고 싶은데 강아지, 고양이로 대신해도 되냐고 묻는 사람도 많다"며 "자기 사주에 아들이 있으면 수컷을, 딸이 있으면 암컷으로 키우는 식인데 요즘은 그렇게 사주를 보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연애운이 들어온 시기에는 새로운 연인을 만나는 대신 TV 속 연예인에게 푹 빠지게 될 수도 있다고. 이른바 '입덕'(어떤 분야나 사람을 열성적으로 좋아하기 시작함)이다. 취업 대신 유튜브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플루언서로 성공할 수 있을지를 물어보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한다.



"제가 유튜버로 성공할까요"…돈·현실 걱정에 사주 의존하는 한국인들 8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의 한 사주타로 가게. 사진=박현주 기자 phj0325@


과거에는 직접 와서 운세를 묻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엔 방문 없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비대면' 서비스도 인기다. 유튜브 데이터분석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유튜브에서 활동하는 운세 관련 채널은 1790개에 달한다. 이름과 생년월일, 태어난 시간을 넣으면 간편하게 운세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사주·타로 관련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다. 비대면 전문가 상담 서비스 네이버 '엑스퍼트'에선 이날 기준 3957명이 '운세·타로·작명'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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