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비우량 車 대출 연체율 6.11%"
1994년 이후 최고
고금리·인플레에 대출 상환 부담 가중
금리가 치솟으면서 자동차 할부금도 갚지 못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에도 경제가 탄탄한 고용·소비지출을 유지하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서민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에 따르면 올해 9월 미국 비우량 자동차 대출 중 60일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비율은 6.11%를 기록했다. 이는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금리가 치솟으면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늘어났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최저 신용등급 보유자의 경우 차량 대출 금리가 신차 기준 14.18%, 중고차 기준 21.38%에 이른다. 이는 신용등급이 가장 높은 차주에 적용하는 금리(신차 5.07%, 중고차 7.09%) 대비 각각 9%포인트, 14%포인트 높다.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가 크게 늘어난 데다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진 것이다.
'카플레이션(차량 가격 상승)'으로 신차, 중고차 가격 모두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 차량을 구매한 차주들이 갚아야 할 금액 자체도 늘었다. 여기에 미 학자금 대출 상환 유예 조치도 8월말 종료돼 차량 대출 연체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덴버에 사는 28세의 조세핀 코르바치올리는 금리 상승으로 차량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용점수 580점인 그는 2019년형 혼다 트럭을 구입하며 13.58%의 금리로 대출을 받았다. 지금은 매달 차량 대출 원리금 상환과 보험 비용으로 700달러를 부담한다. 하지만 코스트코에서 일하며 받는 시급 17.5달러로 차 할부금, 집세, 2만 달러가 넘는 신용카드 부채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이제는 차량 압류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대출 부실 등으로 압류된 차량은 지난해 120만대에서 올해 150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다수의 차량 소유자들이 불안정한 고용시장,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씨름하면서 대출을 연체하고 있다"며 "Fed가 고금리 장기화를 예고하면서 이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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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렛 로위 피리 자산유동화증권(ABS) 선임 디렉터는 "비우량 대출 차주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들은 우리가 거시경제 역풍의 부정적인 영향을 확인하는 첫 타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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