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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원조 꽃미남 배우' 김성일, 국내 첫 '머그리드' 개발했지만 웃지 못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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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꽃미남 배우에서 사업가로 변신
혁신 제품 만들었지만 짝퉁에 무너져
특허도 무용, 제대로 된 보호장치 필요

'80년대 원조 꽃미남 배우' 김성일, 국내 첫 '머그리드' 개발했지만 웃지 못한 사연 김성일 케이앤랩세일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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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우리나라 최초로 음료 흡입부를 길게 뺀 '머그리드'(일회용 커피컵 뚜껑)를 개발한 김성일 케이앤랩세일즈 대표. 많은 커피숍들이 김 대표가 개발한 머그리드를 사용한다. 사업 근황을 묻자 그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짝퉁 때문에 너무 힘이 듭니다. 짝퉁을 만드는 사람보다 그걸 알고도 사는 사람이 더 비양심적이에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수수방관하는 정책당국은 더 큰 문제입니다.”


김 대표 본래 직업은 배우였다. 1981년 MBC 1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드라마 '무풍지대'(1989)의 낙화유수 역을 비롯해 영화까지 넘나들며 활약했다. '1980년대 원조 꽃미남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아내와의 갈등으로 잠시 연예계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김 대표는 1995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이때 사업가로 변신했다. 세계 최초로 5.1채널 헤드폰을 개발해 3년 만에 회사를 매출 500억원짜리로 키웠다. 하지만 계약 실수로 한순간에 신용불량자가 되면서 사업을 정리해야 했다. 그 때가 2012년이었다.


김 대표의 머그리드는 헤드폰 사업이 승승장구하던 2002년 미국 출장중 우연한 계기로 탄생했다.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가 입술이 데였는데 순간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머그리드 이미지가 떠올랐다. 급하게 냅킨에 그림을 그렸고 이를 개발해 2004년 특허까지 받았다. 헤드폰 사업이 망한 뒤 머그리드로 재기하기 위해 특허를 보완하고 디자인까지 더해 2014년 특허를 재등록했다. 당시 등록한 머그리드 특허는 3개, 디자인은 74건이었다.


처음엔 잘나갔다. 자영업자를 비롯해 당시 유명 대기업이 운영하던 커피 프렌차이즈 A사에서도 김 대표 제품을 찾았다. 미국 커피숍으로 수출도 했다. 경남 산청군에 위치한 공장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을 한 뒤 커피 전문 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1000개들이 한박스 가격이 2만5000원, 개당 25원이다.


'80년대 원조 꽃미남 배우' 김성일, 국내 첫 '머그리드' 개발했지만 웃지 못한 사연 김성일 케이앤랩세일즈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일회용 커피컵 뚜껑 '머그리드'.

그러던 차에 김 대표는 2020년 한 커피 박람회에 참가했다. 부스를 차리고 열심히 제품 홍보를 하던 도중 한 커피숍 점주가 김 대표를 찾아와 가격을 문의했다. 김 대표가 답하자 해당 점주는 이와 동일한 제품을 훨씬 싼 가격에 파는데 누가 사겠냐며 혀를 찼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만들어진 짝퉁 제품이 판을 치기 시작하더니 기존 고객사도 점차 단가 인하를 요구했다"면서 "짝퉁 쓰면 나중에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알려줘도 그건 그때 해결하면 될 일이라며 무시했다"고 말했다.


A사의 요구사항이 많아진 것도 이 시기다. 김 대표는 "대기업 납품은 가뜩이나 마진율도 좋지 않은데 제품에 조그마한 불량이라도 발견되면 시말서를 쓰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는 등 너무 까다로웠다"고 털어놓았다.


김 대표는 짝퉁 문제를 법적으로 해결해보려 했으나 이내 포기했다. 수억원대의 소송 비용과 수년간 이어지는 긴 소송 시간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짝퉁 제품 가짓수도 수십여개에 달해 주변 변호사와 변리사가 일일이 대응하면 오히려 손해일 것이라 조언했을 정도다. 김 대표는 "당시는 특허 침해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되지 않았던 시기라 특허 침해를 하더라도 벌금 몇천만원만 내면 그만이었다"면서 "2019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에도 특허 침해에 대한 고의성 판단 요건을 지나치게 엄격히 해석하거나 권리자에게 무리하게 입증 책임을 부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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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막대한 특허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특허 숫자를 줄였다. 현재 보유중인 머그리드 특허는 2개, 디자인은 40여개로 줄였다. 현재도 연간 수천만원대의 특허 유지비용을 내고있다. 김 대표는 "몇억원씩 돈을 들여 제품을 개발하고 매년 수천만원을 특허 유지비로 써도 우리 같은 소상공인은 특허 침해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한 사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고 그게 한 시대를 풍미해 많은 사람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사업이 되도록 정부가 제대로 된 보호장치를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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