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4일 근무시대④]
대중교통 이용 줄어드는 등 기후에 영향
"휴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경 영향 달라질 것"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코로나19로 불붙은 주 4일 근무제 논의가 경제 이슈에서 환경 이슈로 확산했다. 전 세계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2050년 탄소중립 등 각종 노력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근무 환경의 변화로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주 4일 근무시대'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글로벌’가 주도하는 영국 등의 주 4일 근무제 실험에 수석 연구원으로 참여하게 된 줄리엣 쇼어 미국 보스턴대 교수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보스턴대 학생신문인 더하이츠에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면 근무 일수를 하루 단축시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번 실험에서 참여 기업들에 탄소배출량과 직원들의 에너지 사용, 출·퇴근 이동 등과 관련한 정보를 측정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주 4일 근무제의 환경적 효과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연구돼 온 과제다. 쇼어 교수 등은 2012년 내놓은 한 논문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1970~2007년 데이터를 분석해 근무 시간이 10% 줄면 생태발자국(사람의 경제 활동을 위해 필요한 자연의 양), 탄소발자국(개인이 직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 탄소배출량이 각각 12.1%, 14.6%, 4.2%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 있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환경 단체 ‘플랫폼런던’과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캠페인’이 발표한 연구조사 결과에서도 영국이 임금 축소 없이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할 경우 2025년까지 기존 탄소 배출량의 20% 이상인 1억2700t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재팬이 2019년 8월 한 달 간의 주 4일 근무제를 실시했을 당시 전기 사용량이 23.1%, 종이 인쇄가 58.7% 감소해 비용 감소 효과가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주 4일 근무제 도입으로 탄소 배출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직장에서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통근 시간을 줄여 버스 등을 이용할 때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감소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소비가 늘어날수록 제품 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늘어나는데 주 4일 근무제는 소비를 다소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운동을 하는 식으로 건강한 활동을 하게 되면 의료 행위가 줄면서 탄소 배출 감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적인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는 2020년 5월 코로나19 영향으로 주 4일 근무제 논의가 이뤄지자 이 근무 제도의 변화가 탄소 배출량을 줄여줄 수 있다면서 "직장인들이 3일 간의 휴일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만약 비행기를 타고 해외에 놀러가는 일이 잦아지거나 주 4일 근무제 도입으로 실업이 늘어 휴일에 추가로 돈벌이를 해야 하는 직장인이 늘면 휴일 확대로 인한 탄소 배출 감소 효과가 줄어들 수도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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