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공보단장 항명에 반발한 이준석 대표
당 내부 수습책 부산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박준이 기자] 국민의힘이 당 대표와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과의 갈등 속에 또다시 내홍에 빠져들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조 단장의 거취 결단을 압박하며 ‘선대위원장직 사퇴’라는 배수진을 쳤다. 조 단장이 결단하지 않으면 21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공지문을 통해 이날 오후 4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이날 오전 한 언론사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는 "지휘체계상 아무 의미 없는 자리라고 조 단장이 선언했으니, 상임선대위원장을 그만둔다는 것"이라고 강수를 뒀다. 전날 이 대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자리에서 공보단의 네거티브 대응 문제를 두고 조 단장과 언쟁을 벌인 상황이다. 조 단장은 이날 새벽부터 본인 페이스북 등에 공보단 명의의 ‘석열이형 일일 통신’ 등을 올리며 직무를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직접적 갈등은 이 대표 명령에 조 단장이 항명을 한 데서 비롯됐다.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 조 단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말만 듣는다"며 이 대표의 지시를 거부한 것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현재 선대위가 지휘 통제와 명령 체계를 사실상 상실했다"며 "선대위가 갖고 있는 총체적인 결함에 대해 이 대표가 어떤 발언이나 결단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울산 회동 등으로 봉합했던 선대위 내부 갈등이 다시 표면화 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선후보와의 울산 회동 당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문제를 해결하라고 당에 요구한 바 있고 전날 선대위 회의에서도 관련 문제를 지적했다. 다만 회견 전 조 단장과의 소통이 이뤄질 경우 갈등이 무마될 가능성도 있다.
당 내부에서는 수습책을 고민중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잘못하면 솔직하게 시인하고, 한쪽에서는 수용하고 하면 해결해야지 방법이 뭐가 있겠냐"고 말했다. 이 대표 측근인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조 단장의 당직 일괄 사퇴를 수습책으로 제시히기도 했다. 장제원 의원도 둘을 싸잡아 ‘오합지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 내부는 대체적으로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다. 하태경 의원은 "이준석 대표 없는 대선은 지는 게임"이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고 홍준표 의원은 조수진 단장을 ‘트러블 메이커’로 규정하면서 "이 대표가 극약처방을 해서라도 당 기강을 바로 잡고 트러블 메이커들은 쳐내야(한다)"고 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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