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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무한육면각체 무슨 뜻?…천재 시인 이상의 詩, 90년 만에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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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과학기술원 "상대성 이론 바탕, 4차원 세계의 설계·건축을 문학적으로 구현"

건축무한육면각체 무슨 뜻?…천재 시인 이상의 詩, 90년 만에 해석됐다 시인 이상. 사진출처=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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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올해로 탄생 111주년을 맞는 천재 시인 이상(1910~1937년)이 발표했던 난해시(難解詩)에 담겨져 있던 수수께끼가 90년 만에 물리학도에 의해 해석됐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에 따르면 , 캘리포니아 대학교 머세드 물리학 박사과정생인 오상현씨가 이수정 GIST 기초교육학부와 함께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이상의 손꼽히는 난해시 ‘삼차각설계도’(1931년작)와 ‘건축무한육면각체’(1932년작)에 사용된 제목과 일부 내용에 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성공했다.


두 사람은 4차원 기하학을 토대로 이상의 난해시 제목에 등장하는 조어 ‘삼차각’과 ‘육면각’, ‘무한육면각체’를 분석하고 해설했다. 이에 따르면 ‘삼차각’은 4차원 공간상의 방향을 초구면좌표계(hyperspherical coordinates)로 나타낼 때에 활용되는 세 개의 각도를 의미한다. 연구 결과 이는 세 개의 각도가 하나의 ‘3차원 각도’라는 것에 착안해 고안된 용어임이 밝혀졌다.


‘육면각’은 각진 4차원 도형의 각을 의미하는데 이는 4차원 도형은 한 점에서 6개의 면이 만난다는 것에 착안해 고안된 용어이다. 연구팀은 ‘육면각체’는 각진 4차원 도형, ‘무한육면각체’는 무한히 많은 점으로 이루어진 4차원 도형을 의미하는 것을 확인했다.


건축무한육면각체 무슨 뜻?…천재 시인 이상의 詩, 90년 만에 해석됐다 삼차각설계도-선에관한각서1’의 ‘스펙트럼’ 개념도.

이외에도 연구팀은 ‘삼차각설계도-선에관한각서1’의 ‘스펙트럼’이 점표로 표현된 빛의 스펙트럼을 취해 공간을 2차원에서 3차원으로 확장시키는 장치(윗 그림 참조)임을 밝혔냈다. ‘건축무한육면각체-AU MAGASIN DE NOUVEAUTES’에서 ‘사각의중의사각의중의사각의중의사각 의중의 사각’이라는 시구가 공간의 차원을 순차적으로 확장시켜 최종적으로 4차원 공간상에 존재하는 사각형(아래 그림 참조)을 의미한고 해석했다.


건축무한육면각체 무슨 뜻?…천재 시인 이상의 詩, 90년 만에 해석됐다 건축무한육면각체 개념도.


두 사람은 “이 논문으로 이상의 초기 시가 상대성이론을 바탕으로 4차원 시공간에서의 설계와 건축을 문학적으로 구현하려는 시도였음이 규명됐다” 면서 “이번 연구는 이상의 4차원 기하학을 활용한 사유와 독창적인 상상력이 작품에 구현된 경로를 조명했으며, 이상의 난해시를 파해하기 위한 후속 연구의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어문학국제학술포럼이 발행하는 'Journal of Korean Culture' 54호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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