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입체 디자인→2차원 평면 디자인으로…디지털 시대 대응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엠블럼 교체에 나서고 있다. 바뀐 엠블럼은 입체감이나 질감 표현 등은 과감하게 배제하고, 평면적이면서 간결한 이미지가 특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BMW, 폭스바겐, 닛산 등이 수십년간 사용해오던 브랜드 엠블럼을 변경했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기존 3차원 입체 디자인을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2차원 평면 디자인으로 바꿨다.
먼저 BMW그룹이 지난 3월 6세대 엠블럼 디자인을 공개했다. 지난 1997년 현행 디자인이 도입된 지 23년 만에 선보이는 새 로고다. 원형 속 푸른색과 흰색의 사분할 디자인은 그대로 남겨두되, 기존 검은 테두리를 없애고 투명하게 바꿨다. 개방성과 명료성을 전달하기 위해 2차원 형식도 도입, 미래 지향적 이미지를 담은 모습이다. 신규 디자인을 실제 양산차에 적용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그 자체로 BMW그룹이 향후 지향하는 방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폭스바겐이 엠블럼 교체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9월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최초 공개된 새 로고가 국내에도 도입됐다. 본질에 집중하는 브랜드 가치를 반영해 선명하고 간결하게 표현하고자 했다는 게 폭스바겐의 설명이다. 특히 다양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으며 현대적이고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조됐다. 이번 엠블럼 교체를 계기로 폭스바겐은 ‘뉴 폭스바겐’을 향한 새 출발을 공식화했다.
일본 닛산도 지난 3월 활자와 간단한 선으로 구성된 새로운 브랜드 로고를 선보였다. 2019년 도쿄 모터쇼를 통해 로고를 선공개할 당시만 해도 향후 도입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낀 바 있으나, 이후 교체 작업을 본격화하고 나선 셈이다.
국산차 브랜드 중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엠블럼을 교체했거나 교체 준비 중이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최근 엠블럼을 평면적이면서도 단순화된 형태로 바꿨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엠블럼 교체를 목표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지난해 서울모터쇼에서 데뷔한 전기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에 적용된 로고와 유사한 2차원 형태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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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자동차 회사들이 간결한 2차원 형태의 엠블럼 디자인을 도입하는 데는 디지털화, 전동화에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분석이다. 면과 선으로 단순화된 로고는 디지털 플랫폼에서 더 유연하게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매력요소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디지털화, 전동화 추세에 맞춰 차량에 녹아들 수 있는 엠블럼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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