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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는 9시 반 출근…삶이 안정되니 일할 맛이 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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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서울시 공동기획 [워라밸2.0 시대로]

'워라밸 강소기업' 일과 삶 이렇게 달라졌어요-의료기기회사 '에스엔제이'

30분 단위 시차출퇴근제 등 워라밸 제도 적극적 도입
장태희 대표 "안정된 삶, 업무효율로 이어져...변화 필요성 절감"

"여유있는 9시 반 출근…삶이 안정되니 일할 맛이 나던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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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은 기업과 근로자 그리고 넓게는 우리 사회를 살리는 핵심 가치입니다. 워라밸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단계를 넘어 실천하고 생활화하는 시기를 우리는 '워라밸 2.0'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건 아니죠. 특히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 입장에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 '직원들이 정말 원하는 건 뭐지?' '경영에 너무 부담이 되진 않을까?' 등 고민이 많아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아시아경제와 서울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2020년 연중 캠페인으로 진행하는 워라밸 2.0을 통해 우수한 제도와 문화가 있는 기업을 매월 1곳씩 소개합니다. 이 기업들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일생활균형지원센터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들이 어떻게 '워라밸 강소기업'이 됐는지, 그 과정에서 어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생생한 경험담을 공유합니다. 때로는 경영자 입장에서, 때로는 직원 입장에서 워라밸이 그들의 삶에 미친 긍정적 효과와 생산적인 결과물들을 직접 확인해보시죠.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두 아이의 아빠 정윤호(46)씨. 초등학생 첫째 아이의 등굣길 동행은 그의 몫이다. 늦둥이 둘째가 태어나면서 아내와 바통 터치를 했다. "동생이 생기니까 큰 아이가 심리적으로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교에 데려다 줄 때 둘만의 대화를 하면서 그런 문제를 좀 수월하게 풀어가고 있죠."


정씨와 아이가 학교에 도착한 시각은 8시30분, 교문으로 총총 뛰어가는 아이를 차창 너머로 조금 지켜보다 정씨는 회사로 출근한다. 회사 도착 시각은 9시30분. '합법적 30분 지각'은 이 회사의 워라밸 제도 덕이다. 이른바 '시차출퇴근제'. 30분 단위로 자신의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는 제도다. 9시30분에 출근하면 6시30분에 퇴근하고, 10시에 출근하면 7시에 회사를 나서는 식이다. 정씨가 다니는 회사는 공기업도, 대기업도 아니다. 구로구에 위치한 의료기기 제조업체 '에스엔제이'다. 직원은 전체 22명이다.


"여유있는 9시 반 출근…삶이 안정되니 일할 맛이 나던데요" 에스엔제이 기업 임직원들이 함께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제공=에스엔제이)


규모에 비해 다소 '엄청난' 워라밸 제도를 탑재한 의료기기 제조사 에스엔제이의 장태희 대표는 "직원 평균 나이가 30세 남짓이다 보니 개인의 삶을 임금 못지않게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중소기업이 우수 인재를 장기간 일하도록 붙잡아두는 게 사실 제일 어려운 일인데, 워라밸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다 보니 이 부분에서 성과를 내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라밸 제도 도입을 서두르게 된 건 회사를 더욱 성장시키고 싶은 장 대표의 의지가 컸다. 2015년 부임 후 3년간 직원들이 줄줄이 퇴사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는 장기 근속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그의 생각은 곧바로 생산성 향상을 위한 '쉼'의 중요성으로 이어졌다. "저는 경영자로서 일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 또한 제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안정된 삶이 업무 효율로 이어진다는 걸 잘 알고 있죠. 직원들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결국 효율성 향상을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했죠."


"여유있는 9시 반 출근…삶이 안정되니 일할 맛이 나던데요"


에스엔제이의 현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지만 '근로시간 감소와 업무 효율화'를 경험한 직원들은 곧 30시간 도입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근로시간을 줄이는 대신 직원 수를 늘렸다. 늘어난 인원에 대한 부담은 고용창출장려금 추가고용제도를 활용했다. 지난해 입사자는 7명으로 창립 후 가장 많았다.


자연스럽게 직원 만족도도 높아졌다. 입사 2년 차 정은경(28)씨는 "여유 시간이 늘어나서 운동을 하거나 영어를 배우는 직원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정씨와 함께 입사한 동기 4명도 모두 회사를 다니고 있다. 개발팀에서 근무 중인 김근영(28)씨는 "회사에서 집까지 1시간이 걸리는데 시차출퇴근제로 비교적 여유롭게 지하철 출퇴근이 가능하다"며 "팀별로 한 달 스케줄을 정하기 때문에 인력 누수는 없다"고 했다.


고용창출장려금제도 활용, 업무시간 줄이고 직원수 늘려
직원 만족도 자연스럽게 향상 "여유시간엔 영어 배우고 운동 즐겨"

직원들은 매년 워크숍에서 '버킷리스트'도 작성한다. 2016년부터 차곡차곡 쌓인 리스트는 전 직원 인센티브, 제주도 2박3일 워크숍 등 10가지로 이 중 유연근무제 도입과 업무집중시간제는 현실 도입이 이뤄졌다. 3년째 회사에 다니고 있는 생산직 고동연(28)씨도 1시간30분인 출퇴근 시간이 부담스러워 이직도 고려했지만 제도를 잘 활용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에스엔제이의 장기근속자(3~6년) 비율은 40% 정도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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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둥이 아빠' 정씨는 "일을 무조건 오래하는 것보다 정말 중요한 건 집중력"이라며 "여러 기술·장치를 활용해 직원 간 커뮤니케이션만 가능하다면 시간이나 장소 등에 구애받지 않는 환경이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둘째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것도 워라밸을 중시하는 회사 분위기 덕이 컸다고 한다. 정씨는 "물론 회사가 모든 것을 책임져줄 순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같은 정책들을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해줘야 기업의 워라밸 제도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유있는 9시 반 출근…삶이 안정되니 일할 맛이 나던데요"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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