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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인보사 사태…피노키오 코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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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세포 변경 관련, 개발사 '티슈진' 연구 스태프만 알았다 해명
개발 과정서 '주요 성분 변경 보고 누락' 상식적인 납득 힘들어
식약처, 20일 美 실사서 세포주 관련 기업·시설 확인 예정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인보사 사태…피노키오 코오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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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주성분이 바뀐 것에 대해 무책임한 대응으로 일관하면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당초 코오롱측은 미국 조사를 통해 주성분이 바뀐 사실을 연초에 인지했다면서 사과했지만 이미 2017년에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지자 이번에는 "연구진만 알았을 뿐"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달 20일경 미국 현지 실사를 통해 인보사 연구개발과 임상을 주도했던 노문종 코오롱티슈진대표 등을 직접 만나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코오롱티슈진과 인보사의 라이선스 계약 취소를 놓고 소송 중인 일본 제약사 미쓰비시다나베는 "티슈진은 2017년 3월 인보사의 주성분이 신장세포였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로 인보사를 개발한 주체다. 최승진 식약처 과장은 "코오롱생명과학에 인보사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그 과정을 입증하는 과학적 근거 자료 등에 대해 14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했고, 부족한 부분은 미국 티슈진에 직접 가서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포 변경 인지 시점 놓고 진실공방= 당초 코오롱측은 인보사의 주성분이 신장세포로 바뀐 사실을 올해 2월에 알았다고 밝혔다. 인보사 미국 3상 임상시험 승인 후 주성분 확인시험에서 애초 허가를 받았던 '연골 세포'가 아닌 '신장 세포'로 드러났다며 사과를 한 것이다. 하지만 인보사의 일본 파트너인 미쓰비시다나베가 인보사 기술계약 취소를 결정하면서 소송을 제기한 내용은 전혀 다르다. 미쓰비시다나베가 코오롱티슈진이 이미 2년 전 세포가 바뀐 사실을 인지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코오롱측은 "관련 사항을 전혀 보고받지 못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개발과 임상은 티슈진이 총괄한 상태라 관련 사항을 보고하지 않는 이상 알 길이 없다는 주장이다. 티슈진도 책임 떠넘기기에 나섰다. 2017년 인보사의 미국 위탁생산업체로부터 세포가 변경된 사실을 통보받은 연구진이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신장세포라는 사실을 2년 전 인지했던 현지 연구원이 퇴사한 상태라 세포가 바뀐 경위를 확인하기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관련업계는 연구진만 알았다는 코오롱 측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의 명운이 달린 제품의 주성분이 바뀐 데 대해 티슈진 경영진을 비롯해 코오롱생명과학과 티슈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이우석 대표까지 관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식약처 "핵심 키맨 티슈진 노문종 대표 면담"= 코오롱생명과학과 티슈진이 세포 변경 시점에 대한 책임 떠넘기기에 나섰지만 정작 이번 논란을 풀 열쇠를 쥐고 있는 핵심 연구진인 노 대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노 대표는 인보사 초기 물질 개발을 주도한 핵심 연구진으로 현재 티슈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연구원이기도 하다. 지난 3월 이범섭 대표가 돌연 사임하면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해 카이스트에서 생명과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코오롱에 입사한 노 대표는 1990년대 중반 코오롱중앙기술원 생명공학연구실장으로서 인하대학교 이관희 교수팀과 인보사 연구를 진행했다.



관련업계는 최고기술책임자(CTO)이기도 했던 노 대표가 세포 변경 의혹을 해소할 유일한 인물이라고 보고 있지만 노 대표는 논란이 불거진 지 석 달째가 돼가도록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티슈진은 국내 기업이 아닌 미국 회사라 강제적으로 수사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선 없다"면서 "코오롱생명과학을 통해 협조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추후 현지 실사에서 노 대표를 만나 고의성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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