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샤오미 AI스피커 출하량 세계 3·4위
아마존·구글 없는 중국에서 저가 스피커로 시장 장악
구글은 아마존 누르고 출하량 1위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글로벌 인공지능(AI) 스피커 시장에서도 '차이나 파워'가 거세다. 구글ㆍ아마존 중심으로 발전해온 AI 스피커 및 플랫폼 시장이 알리바바나 샤오미 등 중국 IT 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현지시간)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2분기 글로벌 AI 스피커 출하량 3위와 4위에 각각 올랐다. 알리바바는 300만대, 샤오미는 200만대를 출하했다. 미국 등 영어권 시장을 중심으로 AI 스피커 시장을 장악한 구글(540만대)과 아마존(410만대)이 굳건한 1, 2위다.
흥미로운 점은 알리바바와 샤오미의 출하량이 중국 내수 시장에 국한돼 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의 '티몰 지니' 스피커 시리즈는 중국 시장 점유율 59%를 차지했고 샤오미 '미니'는 35%로 두 업체의 합계는 94%에 달한다. 중국 시장을 점령한 것 만으로도 글로벌시장 3, 4위권에 오른 것이다.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향후 글로벌 시장으로 본격 진출할 경우엔 상황이 크게 변할 수 있다. 두 업체가 저가 AI 스피커를 쏟아내며 경쟁한 덕분에 중국의 AI 스피커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AI 스피커 성장률은 글로벌 출하량 성장률의 52%를 기여한 반면 미국 업체들은 16%에 그쳤다. 하티 헤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두 기업이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 전략을 펼치며 이용자 저변을 확대하고 있어 중국시장은 머지않아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과 아마존의 경쟁도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까지 압도적이었던 아마존의 점유율이 올해 들어 감소하기 시작했다. 2분기에는 작년보다 14% 줄었다. 반면 구글의 AI 스피커 출하량은 449%나 증가했다. 후발주자의 추격에 마음이 급해진 아마존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와 연동하는 파격적인 동맹에 나섰다. 한편 애플은 중국 기업에 밀려 AI 스피커 출하량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카날리스는 올 연말까지 AI 스피커 이용자 수가 1억명을 돌파하고, 2020년까지 2억2500만대가 보급될 것이라 전망했다. 제이슨 로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을 비롯한 여러 업체가 호텔이나 병원 등에 AI 플랫폼을 접목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셋톱박스나 IPTV 등과 결합한 사례들이 등장했다"며 "AI 비서가 스피커보다 더 효과적인 하드웨어와 접목되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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