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진 중인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를 두고 민주당의 내홍이 심상찮게 전개되고 있다. 집권여당이 된 지 100일만에 나온 첫 파열음이다. 특히 이번 주 최고위원회의와 연찬회에서 이 문제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당내 갈등이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발위 논란의 핵심은 표면적으론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공천룰'이다. 일부 친문(친문재인)의원들은 추 대표가 정발위를 통해 지방선거 공천룰을 특정세력에 유리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추 대표는 정치 신인 발굴을 위해서 공천 규칙을 고쳐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해 양 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중이다.
가장 큰 이견을 보이는 건 '시기'다.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공천룰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중진의원은 21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한 달 전이라도 미리 이야기를 했으면 모르지만 '정당발전'이라는 이름 자체가 다른 뜻이 있는 것처럼 뭔가를 숨기는 듯하다"며 "이로 인해 의원들이 감정이 더 상했다. 구체적인 사항을 제시 안한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논란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전해철ㆍ홍영표ㆍ황희 의원은 아예 공개적으로 추 대표를 비판하고 나섰다. 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규정에 대해 분권 전횡, 시도당 위원장의 줄 세우기 도구로 남용될 소지가 있다는 인식에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당 한편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열정비 등 내부단합을 다져할 시기에 내홍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25일 1박2일로 예정된 의원 워크숍에서 이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단합과 단결의 장이 분열의 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일고 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건설적인 논쟁은 필요하다"면서도 "의원들도 감정을 가라앉힐 필요가 있고, 추 대표도 너무 역정을 내고 날 선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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