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벌어진 백인우월주의 폭력 시위에 대해 비난했다. 사건이 발생한지 거의 이틀만에 인종차별주의자들을 찍어 규탄한 것이다. 현지 언론들은 인종차별을 규탄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어쩔 수 없이 떠밀려 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샬러츠빌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인종차별은 악"이라며 "증오와 편견은 미국에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뉴저지 주 베드민스터 골프장에서 여름 휴가 중이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으로 복귀해 이같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또 "자신의 이름으로 폭력을 야기하는 이들은 KKK(쿠 클럭스 클랜·백인우월주의 단체), 신(新)나치, 백인우월주의자들, 다른 증오단체 등 우리가 미국인으로서 소중히 여기는 것과 양립할 수 없는 혐오스러운 단체를 포함해 범죄자이며 폭력배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편견의 이름으로 폭력을 퍼뜨리는 이들은 미국의 핵심을 공격하는 것"이라며 "지난주 말의 인종적인 폭력에서 범죄를 저지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겠다. 정의가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인종주의 극우세력에 대한 정면 비판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과의 회동 직후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만 해도 글로벌 제약사인 머크의 케네스 프레이저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백인우월주의 비난 회피를 문제 삼아 '대통령 직속 제조업자문단'에서 탈퇴하자 "바가지 약값을 낮출 시간이 더 많아졌겠다"며 비아냥대는 트윗을 날렸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직후 이번 사태의 책임이 백인우월주의자에게 있다고 지목하지 않은 채 '여러 편'(many sides)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대한 논란이 계속 커지자 입장을 전격 선회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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