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인권단체에서 북한정권의 인권 유린과 잔혹 행위 상황 등을 기록한 '북한 인권범죄 지도'를 만들었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탈북민들의 증언을 토대로 만든 이 자료는 국내외로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대북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은 북한에서 총살이 일어난 장소, 사망자 집단 매장 추정지, 시체 소각장 등을 표시한 '북한 인권범죄 지도'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 2년간 375명의 탈북민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구글어스(Google Earth)를 활용해 해당 지도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 지도에 따르면 북한에서 가장 많은 인권범죄가 발생한 곳은 '총살 장소'로, 인터뷰에서 탈북민들은 북한 전역 290여 곳에서 총살이 발생했다고 답했다. 또 집단 매장 추정지와 시체 소각장 등 47곳이 확인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해당 인권단체는 "언젠가 김정은 정권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인권범죄 장소가 함경북도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인터뷰에 참여한 탈북민의 58.9%(221명)가 이 지역 출신이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북한 내 인권 탄압 실태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앞서 유엔(UN)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반(反)인도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세울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북한은 강력한 반발 의사를 보이며 되레 미국 내 인권 침해 상황을 담은 보고서를 자체 발간하기까지 했다. 결국 유엔 상임이사국 중 중국과 러시아가 비토(거부권)를 행사하며 김정은의 ICC 회부는 무산됐다.
아쉽게도 이번 지도에는 구체적인 장소명 없이 도(道)별 개수만 기재됐다. 이는 북한 정권의 증거 인멸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시아경제 티잼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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