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혼 소송 중인 임우재(49) 전 삼성전기 고문이 공무원에게 수억 원대 돈을 건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한겨레가 9일 전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중구청 A팀장에게 3억6000만원을 건넨 혐의(뇌물) 등으로 임 전 고문을 수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시는 자체 감사에서 A팀장이 2014년 3월께 임 전 고문(당시 삼성전기 부사장)에게서 3억6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계좌로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서울시는 경찰에 이 사건 수사를 의뢰했고, 중구청은 A팀장을 직위해제했다.
서울시 조사에서 A팀장은 평소 알고 지내던 임 전 고문에게 돈을 빌렸다고 주장했고 임 전 고문 역시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는 임 전 고문의 돈이 A팀장에게 건네지던 시점에 A팀장은 중구청 도심재생과 소속 팀장으로, 임 전 고문의 부인인 이부진 씨가 사장으로 있는 호텔신라가 중구 장충동에 ‘전통호텔’ 건립을 위해 애쓰던 와중에 돈거래가 있어 대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고 전했다.
호텔신라가 있는 지역은 자연경관지구로 지정돼 전통호텔에 대해선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면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서울시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구청 도심재생과팀이 허가에 직접 관여하진 못해도 향후 호텔 공사가 진행될 때 무관하진 않다고 전했다.
경찰은 계좌추적을 마무리한 뒤 임 전 고문 등을 불러 돈을 주고받은 배경을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이같은 보도가 나오자 호텔신라 측은 한 매체에 억울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임 전 고문이 호텔신라 경영에 관여할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그럴 상황도 아니었다”며 “한옥호텔 건립과 개인적인 일을 연결 시키는 것은 억측”이라고 해명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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