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달걀·오징어…배추·양파·마늘 등도 가격 상승 압력
정부 물가 안정책 효과·반응 미지근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계란값을 필두로 축·수산물, 농산물 할 것 없이 고공행진하면서 서민들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나들이철을 맞아 도시락을 싸보려 해도 물가가 워낙 비싸 결국 "그냥 사먹자"는 말이 나온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달걀값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에 신학기 수요 증가 등까지 겹치면서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전날 기준 전국 평균 특란 30개들이 한 판 소매가는 7716원으로 평년 가격(5643원) 대비 36.7% 높다. 평년 가격은 올해를 제외한 최근 5년 간 해당 일자의 평균값이다. 평년 대비 가격 상승률은 30%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오름세다.
가장 비싼 소매업체 가격은 9330원, 싼 곳 가격은 6980원이다. 소규모 슈퍼마켓 등 일부 소매점에서 파는 달걀 한 판 값은 최근 다시 1만원을 넘나드는 경우가 나오면서 장바구니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 판 평균 소매가가 9000원까지 올라갔던 달걀 가격은 설 이후 하락했다가 신학기와 봄소풍, 부활절(16일) 등 영향에 3월 중순 이후 강보합세를 보여 이달 7700원대까지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회의'에서 AI로 국내 생산 기반이 피해를 당해 달걀 가격이 당분간 높은 가격을 유지하다 점차 하락하리라 내다봤다. 사상 최악의 AI로 국내 전체 산란계의 36%에 해당하는 2518만마리가 살처분돼 부족해진 계란 생산량을 메꾸려면 해외에서 산란계를 수입해야 하지만, 주 수입국이던 미국과 스페인에서마저 AI가 발생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20일 기준 한우 등심(100g 1등급·7920원) 소매가는 평년 대비 29.7% 높다. 한우 갈비(100g 1등급·5215원)는 20.1% 비싸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 중품·2027원) 가격은 14% 높다.
마늘(깐마늘 1㎏ 상품·1만194원), 대파(1kg 상품·3208원), 양파(1kg 상품·2488원) 등 양념류 채소 가격은 평년보다 각각 26.9%, 26.2%, 8.5% 비싸다. 상품 배추 1포기 소매가는 3648원으로 평년보다 18.6% 높다. 당근 상품 1kg(4024원)은 52.3%, 무 상품 1개(2017원)는 49.2%, 양배추 상품 1포기(3112원)는 11.3% 비싸다.
정부는 주요 채소류 가격이 봄채소 출하로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배추와 양파, 마늘 등의 경우 수급 불안으로 인한 가격 상승을 우려했다.
갈치·오징어 등 수산물 가격은 어획량 감소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갈치 중품 1마리(1만1900원)와 물오징어 중품 1마리(3000원)는 평년보다 각각 12.9%, 15.3% 비싸다.
정부는 이번주부터 명태·고등어·갈치·조기·오징어 등 비축 수산물 6748t을 방출해 수산물 가격을 낮춘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물량은 36t으로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전통시장에 푼다. 대형마트 공급 어종도 갈치, 명태, 조기로 한정해 '생색내기'란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울러 정부는 봄배추에 대해 수급 조절 물량(1만8000t)과 정부 비축 물량(3000t)을 확보하고 농가 재배 면적 조절을 유도한다. 4~6월 출하될 햇양파·마늘의 생육을 지원하는 현장 기술지원단을 운영하고 계약 재배 계획 물량(양파 24만1000t, 마늘 5만5000t)도 확보한다.
달걀값 진정을 위해 정부는 6월 초까지 태국산 신선란 수입 허용 절차를 마무리하고 AI 청정국 지위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국가 수입 재개 절차를 미리 준비키로 했다. 사재기 등 시장질서 교란 행위 방지를 위해 유통업체와 농장에 대한 점검도 강화한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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