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29일 오전 파리-런던시장과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 시범 도입 발표...정확한 배출가스 정보 제공해 소비자 선택권 보장...향후 단일 등급 기준도 제정 추진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이 앞장서 각 국가 별로 제각각인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에 대한 통일화가 추진된다. 소비자들에게 보다 정확한 배출가스 정보를 얻도록 해 대기오염을 줄이고 친환경차 구매를 늘리기 위해서다.
유럽을 순방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29일 오전10시15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시청에서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 시장, 사디크 칸(Sadiq Khan) 런던 시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Global Car Scoring System)' 도입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 도시는 우선 앞으로 시중 출시된 자동차 모델 별로 실제 도로 주행시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 유발 물질을 얼마나 배출하는 지 측정해 점수화ㆍ등급화하고 이 정보를 각 도시 별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한다.
예컨대 A사에서 나온 B모델에 대해 ▲대기질에 미치는 영향 ▲질소산화물 배출량 ▲일산화탄소 배출량 ▲이산화탄소 배출량 ▲연비 ▲연료소비량 등을 각 항목별로 1~5등급까지 순위를 매겨 발표한다. 소비자들에게 차종 별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가장 친환경적이고 대기오염이 적은 자동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세 도시는 전세계 62개 대도시가 회원으로 있는 'C40 기후리더십그룹'을 대표해 이 제도를 시범 도입한다.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아시아경제DB)
가장 먼저 런던시가 올 하반기 관련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서울시도 작업을 마치는 데로 그래픽 형태의 배출 정보를 시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시는 또 자동차 마다 이 등급 표시 부착을 의무화하도록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우선 서울시 소유 관용차량ㆍ노선버스에 시범 부착한다. 봄철 미세먼지 주범인 중국 측에게도 오는 6월 개최되는 '2017 동북아 대기질 포럼'에서 도입을 권유하고, 특히 북경과 도시간 협력 과제로 추진한다.
앞으로 C40 소속 도시들은 더 나아가 배출가스 측정 기준ㆍ방법ㆍ항목 등을 단일화하기 위한 표준 등급 기준 개발에 들어간다. 이 작업은 국제친환경교통위원회(ICCT)와 영국의 비영리단체 에미션스 애널리스특(EA)가 주도한다. ICCT는 국제 독립 비영리단체로 2013년 폭스바겐 배출가스 비리를 밝혀는 데 단초를 제공한 곳이다.
세 도시의 '국제 자동차 환경등급제' 추진이 자동차 배기가스에 대한 통일된 국제 기준으로 자리잡게 될 지 주목된다. 전세계적으로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등 자동차 배출가스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국가별 관리대상이다. 하지만 측정 기준ㆍ항목ㆍ방법 등이 중구난방이어서 소비자들이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다. 이같은 틈을 타 독일 폭스바겐 등 일부 자동차회사들이 전 세계 소비자ㆍ국가기관을 속여온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은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친환경 선택권이 존중되고 더 깨끗한 대기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리협정을 이끌어내는데 세계 지방정부가 큰 기여를 했듯이 이 제도 도입을 통해 대기질에 큰 영향을 주는 자동차 배출가스 문제를 해결하고 세계 시민 공감정책인 대기질혁명(Airvoluntion)의 성공적 추진에 선도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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