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국내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라디오칩을 비활성화시켜 유료 데이터 사용을 유도했다는 주장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배덕광 새누리당 의원은 7일 미래창조과학부 국감에서 과거 발매됐던 삼성의 갤럭시 S3 3G 모델과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S5, LG G5 모델을 비교하면서 "과연 누가 스마트폰의 FM라디오 기능을 막았느냐"고 질의했다. 그는 국감장에서 직접 스마트폰에 장착된 라디오칩을 공개했다. 이 칩이 작동하지 않는 이유가 이통사들이 유료 데이터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배 의원이 최신 스마트폰의 라디오칩 비활성화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재난 상황에서 휴대폰으로 경보방송을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휴대폰) 모델과 달리 최신 스마트폰은 직접 라디오 수신이 안 되고, 라디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만 수신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려면 이통사가 제공하는 유·무료 데이터망에 접속해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경주 대지진 때 데이터망이 2시간 가량 다운되면서,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재난 경보를 들을 수 없었다. 배의원의 지역구인 부산(해운대을)도 직접적인 지진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하게 됐다.
그는 "당시 경주와 주변 지역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됐다"며서 "일본의 경우 동일본 대지진 때 데이터망이 다운됐지만 스마트폰의 라디오칩이 활성화돼 있어 시민들이 라디오를 직접 수신할 수 있었다. 침착하게 정부 구호 활동을 기다릴 수 있었던 이유”라고 밝혔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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