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당론을 거슬러 국정감사 개의를 결정했던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에 대한 징계 움직임이 여당 안에서 가시화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국정감사 보이콧'에 반발해 "양심과 소신에 따라 국방위 감사를 열었다"는 김 위원장에 대한 당내 여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징계의 열쇠를 쥔 지도부는 부정적 견해로 일관하고 있다.
◆정 원내대표 "전쟁 열리면 전쟁 집중해야…국방위 왜 여나"= 김 위원장 징계가 관심을 끄는 건 주류인 강경 친박(친박근혜)과 비주류인 비박(비박근혜) 간에 의견이 뚜렷이 갈리기 때문이다. '동남권신공항 부지 선정'에 이어 강박·온박으로 친박의 균열을 불러왔던 유승민 의원의 복당을 둘러싼 '유승민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기자들의 김 위원장 징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어제 국방위에 가서 (직접 의견을) 물어봤는데 그 양반 말 중에 이해 안 되는 것이 있다"면서 이 같은 지도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전쟁이 열려도 국방위는 열려야 한다'고 하던데 전쟁이 열리면 전쟁에 집중해야지, 왜 국회에 (고위 장성들을) 오라고 하나. 그건 좀 아니다"라면서 "국방위는 전쟁이 마무리되면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은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군이 하는 것이다. 국회가 모든 일을 해결하는 만능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국회의 영역이 있고 정부의 영역이 (따로) 있다. 기본적으로 대북관계나 외교문제 모두 정부의 영역이고 기본적인 큰 흐름은 정부의 영역"이라며 "그런데 이건(김 위원장의 주장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현재 '김영우 징계론'은 당내 강경 친박 사이에서 봇물을 이루고 있다.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섣불리 칼을 빼들지 못하고 있을 따름이다. 앞서 여당의 국감 보이콧 기간, 친박인 조원진 최고위원은 "합당한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친박인 홍문종 의원도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원들이 국회에 이메일이나 전화 등을 통해 (김 위원장에 대해) 생각보다 훨씬 심하게 질책을 가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징계 놓고 친박·비박 갈등 재점화 조짐= 다른 친박 의원들도 "조직원으로서 책임을 벗어난 것인 만큼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비박계 안에선 징계 반대 여론이 팽배하다. 황영철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 주장에) 굉장히 많은 공감을 했다"면서 "이런 이유로 징계를 준다면 새누리당은 옹졸한 당이 될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징계 여부를 놓고선 전체 친박 내에서도 이견이 일고 있다. 친박 중진인 온건 성향의 4선 정우택 의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정도 사안으로) 징계를 줄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김 위원장 감싸기에 나섰다. 친박 예비 대권 주자이면서도 계파 청산 목소리를 내는 정 의원은 최근 불거진 김 위원장 징계를 둘러싼 친박·비박의 갈등 구도에 대해서도 "큰 문제 없이 잘 봉합 될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다 .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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