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햄버거·젤라토까지…현지 맛으로 여행향수 달래는 '향수마케팅' 성공적 정착
동일재료와 마케팅 전략, 엄격한 품질 관리로 소비자 입맛 사로잡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미국 뉴욕의 명물 버거 쉐이크쉑의 국내 론칭이 한 달이 지났지만 지금까지도 1시간 이상씩 줄서서 대기해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같은 인기 요인 중 하나로는 쉐이크쉑이 미국서 유학 또는 여행했던 이들의 '여행향수'를 자극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꾸준히 회자됐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이에 따라 외식업계들이 햄버거뿐만 아니라 피자, 젤라토에 이르기까지 현지의 맛으로 여행향수를 달래는 '향수마케팅'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객이 증가함에 따라 이같은 마케팅은 성공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2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내국인 출국자는 1931만명으로 2011년 1270만명보다 35%가량 증가했다. 이같은 해외여행 증가에 힘입어 외식업계에서는 이국적 환경에서 즐겼던 해외 유명 식음료 브랜드를 그리워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해 일명 '향수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장환경에 따라 현지화를 진행했던 브랜드들은 맛 표준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동일한 재료와 엄격한 품질관리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현지와 똑같은 맛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 소비자들은 현지에서 느꼈던 맛을 되짚어 보며 그곳에서의 추억을 떠올린다.
대표적인 곳이 지난달 론칭한 미국 유명 수제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다. 쉐이크쉑은 론칭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1시간 이상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풍경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뉴욕의 명물인 쉑쉑버거를 국내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 외에도 다른 성공 비결이 숨어있다. 쉐이크쉑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지 메뉴를 동일한 제조설비와 레시피, 원료로 재현하고 있다. 몇 시간씩 기다리는 것도 감수할 정도로 미국 본토에서 즐기던 맛과 동일하다는 평을 얻고 있는 쉐이크쉑은, 스타벅스 커피를 들고 월스트리트를 걷는 뉴요커의 일상을 경험했던 국내 소비자의 추억을 다시금 떠오르게 해주는 향수 마케팅의 성공 케이스로 꼽힌다.
'프랑스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디저트'로 화제를 모은 젤라토 브랜드 '아모리노'도 같은 경우다. 아모리노에서 판매하는 모든 젤라토는 프랑스 본사에서 수입해오는 것으로, 전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품질과 맛을 자랑한다. 전 세계에서 1분에 10개씩 팔리는 장미 젤라토 아이스크림은 스패츌러를 이용해 한 잎 한 잎 붙여 만드는 독특하고 예쁜 생김새로, 국내외 SNS를 통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카롱 사이를 채우는 필링 대신 쫀득한 젤라토를 가득 채워 더욱 달콤한 젤라토 마카롱도 제조된 상품 채로 수입해 판매해 한국에서도 프랑스 현지에서 느낀 맛 그대로를 경험할 수 있다.
프리미엄 피자브랜드 '파파존스'도 전 세계 37개국 4700여 개의 매장에서 동일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국 파파존스가 국내 진출 13년 동안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본토의 맛을 그대로 잘 지켜왔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한국 파파존스는 피자의 주재료인 토마토소스와 치즈를 미국 본사에서 직접 수입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재배한 토마토로 만든 토마토소스를 사용하고, 프리미엄 치즈인 레프리노의 100% 자연 모짜렐라 치즈를 넣어 본토와 동일한 맛을 구현해내고 있다. 식재료 이외의 품질관리 분야에서 미국 본사는 미스터리 쇼퍼 제도를 도입해 식재료뿐 아니라, 전 세계 매장의 맛과 서비스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통해 파파존스 피자는 타 브랜드와 구분되는 탁월한 '맛의 차이'를 보여주며,오리지널 파파존스의 맛을 즐기고 싶은 국내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파파존스 관계자는 "파파존스는 최상의 재료로 미국 본토와 동일한 맛과 품질의 피자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며 "현지에서 파파존스 피자를 즐겼던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통일된 재료와 까다로운 관리를 통해 전 세계 어디서나 같은 맛을 선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국내 유수의 백화점들도 해외 유명 디저트 브랜드 유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기진출 해외 외식 브랜드들은 제각기 다양한 마케팅 방법으로 한국 시장 안착 및 성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과 유학을 통해 본토의 맛을 즐겼던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한 향수마케팅 전략을 통해 현지 유명브랜드들의 국내 유통업계 점유율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국에서의 추억을 되새기고픈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새로운 브랜드의 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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