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꾸준한 성장…블루오션으로 급부상
홍삼 함유한 사료부터 전용 화장품까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며 관련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8000억원까지 확대됐으며 올해는 2조29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인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애견족 관련 매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당 반려동물에 들어가는 비용은 월평균 사료·간식비 5만4793원, 용품구입비 3만5528원 등 총 13만5632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반려동물에게 중요한 펫푸드 시장 규모는 2012년 기준 3200억원에서 2020년에는 6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네슬레 퓨리나, 한국 마즈 등 외국계 사료 전문 브랜드가 시장의 50% 이상을 선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반려동물 식품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홍삼을 함유하는 건강 사료나 다이어트용 제품도 출시된다.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10월 홍삼 성분을 함유한 사료인 '지니펫'을 선보였다. 지니펫은 일반사료에 비해 10배가량 비싸지만 출시 4개월여 만에 판매량 1만세트를 돌파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사조산업도 지난해 반려견 및 반려묘 습식사료 브랜드 '러브잇'을 론칭했다. 앞서 사조는 2014년 반려묘 사료인 '사조 로하이 캣푸드' 6종을 출시하며 시장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은 애완동물용 사료 브랜드 '오프레시'와 전문점용 브랜드 '오이네처'를 선보였고 풀무원도 유기농 애견사료 '아미오'를 론칭해 시장에 뛰어들었다. 풀무원은 반려동물의 몸매를 생각하는 다이어트 식품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도 다이어트 식품으로 즐겨먹는 닭가슴살, 고구마, 연어 등을 주재료로 만들어 반려동물의 건강까지 생각한 것이다.
화장품 업체로 잘 알려진 LG생활건강도 애견용품 시장에 최근 진출을 선언했다. 원료단계에서부터 유해 물질 및 자극 성분을 검수한 애완용 샴푸, 미스트 등을 출시했다.
반려동물 시장이 경기불황 속 '신성장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이색제품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애완견 전용샴푸는 물론 디저트, 수영복, 전용호텔, 놀이터까지 다양하다.
유통 업계 전반에 걸친 변화도 감지된다. 국내에 진출한 미국 뉴욕의 명물 수제버거 '쉐이크쉑' 매장에서는 반려견용 메뉴도 판매한다. 대표적인 제품은 반려견 과자인 '백 오 본'으로, 쉐이크쉑은 국내 동물병원과 쇼핑몰 운영업체 이리온과 함께 판매 중이다. 레스토랑에서 이처럼 반려견용 식품까지 판매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쿠팡은 9월 말까지 반려동물과 함께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50여개 펜션 및 글램핑 상품을 선보이는 '애견 펜션&캠핑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으며 위드펫은 부산 해운대에 국내 최초 애견동반 전용호텔인 '더펫텔'을 운영중이다. 특히 위드펫은 특급호텔 근무경력이 20년 이상 된 전문 호텔리어들이 참여해 설립한 곳으로 여기서 만든 더펫텔은 총 39개 객실을 보유, 애견과 주인이 함께 투숙할 수 있다. 객실에는 애견을 위한 배변판과 쿠션, 식기, 타월 등이 마련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앞으로도 고도화 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건강기능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나 특수 목적 사료, 노령의 반려동물을 위한 시장 등 추가 성장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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