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퀴어축제, 5만여명 모여 '차별 반대' 흥겨운 한마당(종합)

시계아이콘02분 0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11일 서울광장서 열려...일부 종교단체 반대 집회 불구 큰 충돌없어

퀴어축제, 5만여명 모여 '차별 반대' 흥겨운 한마당(종합) 퀴어문화축제
AD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문제원 수습기자]큰 충돌이 우려됐던 퀴어문화축제가 11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커다란 불상사없이 흥겨운 축제로 마무리됐다.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11일 오전 11시쯤 서울광장에서 '2016년 제17회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들의 축제다. 지난해 제16회 행사에 이어 서울의 중심인 서울광장에서 성소수자 단체가 단독으로 여는 두 번째 행사다.

조직위는 이날 오전 1부 부스행사를 시작으로 2부 개막무대에 이어 3부 퍼레이드를 오후 4시30분부터 진행해 약 1시간30분가량 이어진 뒤 오후 6시쯤 마무리했다.


이날도 일부 종교인들이 반대 집회를 열었지만 다행히 큰 충돌은 없었다. 한때 '예수재단' 등 일부 기독교인들이 전날까지 서울광장에 집회신고를 내고 자리를 선점한 뒤 "비켜주지 않겠다"고 버텼지만 다른 기독교단체들의 설득으로 자리를 비워준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서울광장 반대편 대한문 광장에서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등으로 구성된 '서울광장 동성애퀴어축제반대 국민대회 준비위원회'가 오후 2시부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동성애 아웃, 에이즈 조장 음란축제 등 외쳤고 서울광장 사용 조례를 규정해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한 보수단체 참가자가 몹시 흥분해 트럭 앞에 드러눕는 등 돌출 상황이 벌어졌지만 경찰이 나서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일부 참가자들은 '동성애 OUT'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고함을 외치면서 행진을 끝까지 쫓아오기도 했다.


반면 조계종, 열린문공동체교회 등의 일부 종교인들은 행사에 참석해 퀴어축제에 대한 지지 입장을 펼쳤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일부 종교인이 기자회견을 통해 동성애를 혐오하고 생명을 짓밟는 발언을 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퀴어축제, 5만여명 모여 '차별 반대' 흥겨운 한마당(종합) 퀴어문화축제


이런 갈등에도 불구하고 이날 서울광장에선 흥겨운 분위기 속에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인정과 차별을 반대하는 이들이 춤과 노래를 즐기는 축제가 펼쳐졌다. 서울광장 잔디밭은 약 5만여명(주최측 추산) 시민들로 발디딜 틈 없이 가득찼다.


오후 내내 흐리고 잠깐 소나기가 내리기도 했지만 문제는 없었다. 오후 2시 개막식이 열리고 주최측이 준비한 공연이 진행되자 사람들은 춤을 추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주변에 시끄럽게 동성애 혐오와 비하의 목소리 내는 사람이 많지만 위축 될 필요없다"며 "당당하게 오늘을 즐기고 1년을 살아가자"고 말했다.


녹색당 부스를 운영하던 윤명(29)씨는 "동성애뿐 아니라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며 "지난해에는 축제 반대 시위가 위협적이라고 느꼈는데 올해는 비교적 많이 줄어든 것 가 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에는 성소수자보모모임 회원들도 2년째 참석해 부스를 운영했다. 성소수자 자녀를 두고 있는 지영씨는 "자식이 성소수자임을 알게 되면 처음엔 충격을 받지만 차츰 자식을 이해할 수 있다"며 "오늘도 몇몇 성소수자 자녀와 부모들이 오셔서 상담을 했는데 우시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개막식이 끝나고 오후 4시30분부터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퍼레이드가 열렸다. 올해 퍼레이드는 차량 7대와 수만명의 시민이 참석한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차량 위에는 작은 스테이지가 마련돼 5~7명의 성소수자들이 올라 노래를 틀고 춤을 췄다. 각 차량 뒤로는 수백명에서 수천명의 시민들은 따라 걸으며 노래에 맞춰 함께 분위기를 즐겼다.

퀴어축제, 5만여명 모여 '차별 반대' 흥겨운 한마당(종합) 퀴어문화축제


성소수자들은 동성애인과 손을 잡고 걸었고 몇몇 시민은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흔들었다. 서울 시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이색적인 광경이 한 시간 이상 흥겨운 분위기 속에 펼쳐졌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행진하던 조승규(42)씨는 "누구도 우리와 다르단 이유만으로 동성연애자를 탄압할 권리가 없다"며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취향과 생각대로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아이를 데려왔다"고 했다.


명동 일대를 지날 때는 양 옆 인도를 따라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들이 늘어서 행진을 구경했다. 일부 시민은 손을 흔들며 환영하기도 했다. 김모(36)씨는 "외국에 살 때는 자주 봤지만 국내에서 이런 규모의 퀴어퍼레이드가 열리니 너무 반갑고 신기하다"고 했다.


미국 워싱턴에서 왔다는 사라(29)씨는 "외국인이 많을 줄 알았는데 한국인 서포터가 많아서 놀랐다"며 "아침에 처음 왔을 때 경찰들이 많아서 무서웠다"고 말했다. Chaz McBride(29)씨는 "미국의 15년 전 보는 듯하다"며 "반대하는 무리가 많은데 오늘 행사로 한국이 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성애인과 함께 온 30대 이모씨는 "올해로 10번째 퀴어축제에 참석했다"며 "이번 축제는 사람도 가장 많고 퍼레이드 코스도 길어 너무 재밌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행렬이 서울광장에서 시작해 을지로2가, 롯데백화점 본점을 거쳐 다시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면서 마무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문제원 수습기자 nest263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