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명예국민증 수여…초등학생 반딧불 군 ‘소록도 할매천사’ 노래 헌정
[아시아경제 최경필 기자]40여년간 ‘천형의 섬’ 전남 고흥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며 ‘소록도 천사’로 불리는 마리안느 수녀와 마가렛 수녀가 대한민국 명예군민이 됐다.
지난달 13일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행사차 입국한 마리안느 수녀는 한달여의 일정의 마치고 9일 다시 고국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고흥군은 지난 8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김현웅 장관으로부터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간호하고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은 오스트리아 국적의 마리안느 스퇴거(82)와 마가렛 피사렉(81) 두 수녀가 명예국민증을 받았다고 9일 밝혔다.
이 명예국민증은 국립소록도병원 100주년 행사 참석 차 지난달 입국한 마리안느 수녀에게 직접 전달됐고, 마가렛 수녀는 김연준 소록도성당 신부가 대신 받았다.
이 대한민국 명예국민증은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 감독에 이은 두 번째다.
명예국민증은 대한민국의 국위선양 또는 국익증진에 현저한 공로가 있는 외국인에 대해 수여하며 출입국시 전용심사대 이용 및 장기체류 희망 시 즉시 영주자격 부여 등 행정적 편의가 제공된다.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의 치료를 위해 헌신했던 두 수녀는 그동안 그 공로를 인정받아 1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1999년에는 호암상 사회복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16일 국립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식에 맞춰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에게 고흥군 명예군민증과 기념우표 증정패를 수여한 바 있다.
이날 수여식에 참석했던 박병종 고흥군수는 “누구나 꺼려했던 소록도에서 그녀들이 행한 숭고한 희생은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한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다”며 “이번 대한민국 명예국민증 수여를 계기로 그녀들이 대가 없이 실천한 봉사의 숭고한 참뜻이 널리 알려져, 그동안 소록도에만 머물렀던 작은 영웅이 대한민국, 더 나아가 세계 모든 사람들의 영웅이 됐으면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지난 4일에는 이 두 수녀의 헌신적인 삶을 노래로 만들어 헌정됐다.
그 주인공은 전주 만수초등학교 5학년 반딧불 군과 아버지 반덕진 우석대 교수로 직접 마리안느와 마가렛을 위해 만든 노래의 악보와 악보 패를 마리안느 수녀에게 바쳤다.
반 교수가 시를 쓰고 아들 반 군이 곡을 붙인 반 부자(父子)의 작품 ‘소록도 할매 천사’는 반 군이 유치원 때 ‘소록도 큰 할매 작은 할매’라는 동화책을 읽고 영감을 받아 만든 노래이다.
반 군은 편지쓰기 대회에서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님께 보내는 편지’를 쓰기도 했으며, 이번 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식에 마리안느 수녀가 소록도에 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두 수녀의 숭고한 삶을 노래에 담기로 했다고 전했다.
서울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를 수료하고, 지난해 ‘10세 소년 반딧불 작곡집’을 출간한 반 군은 “수녀님들의 아름다운 삶이 노래의 날개를 타고 온 세상에 퍼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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