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롯데, 새로운 물건 만들어낼 능력 없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에 있어 반드시 경영과 소유의 분리가 좋은 것은 아니라고 26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그는 "식품·제과업계는 가업을 이어 하는 경우가 많다"며 "롯데 역시 모든 상품은 총괄회장이 시식하고 디자인과 광고를 확인하면서 성장해 온 기업이다. 반드시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현재 일본롯데의 전문경영인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이 경영과 소유의 분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반박이다.
신 전 부회장은 "쓰쿠다 사장은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의 신뢰를 배신했다"며 "내가 신규사업에서 실패했다는 허위 내용을 신 회장에게 말해 나를 사임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다음에는 창업자인 신 회장을 쫓아냈다"며 "그런 사람이 롯데를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쓰쿠다 사장이 향후 해외 사업을 한일 롯데가 연계해 진행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는 "원래 과자 사업은 암묵적으로 일본롯데가 전개해 왔다"며 "예외적으로 한국롯데가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원칙적으로는 일본이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하게 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롯데를 해외진출의 중심으로 보고 있는 외부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전 부회장은 "원래 일본롯데가 한국롯데에 (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다"이라며 "한국롯데에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롯데홀딩스 지분 27.8%를 보유한 종업원 지주회사가 힘을 보탤 경우 주주총회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불행히도 직원들에게 현 상황이 정확하게 전달되고 있지 않다"며 "내 편지도 전달되지 않고, 직원 개개인의 메일도 감시하에 있으며 내게 협력하는 직원은 좌천시켜 버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웹사이트인 '롯데 경영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을 통해 롯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려가겠다고 밝혔다.
롯데가 한국 기업인지 일본 기업인지를 두고 한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롯데는 글로벌 회사"라며 "일본에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한국에서 크게 성장했고, 다른 나라에도 투자하고 사업을 펼치는 중"이라고 답했다.
이번 인터뷰는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법정다툼을 염두에 두고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해임에 대한 무효소송을 제기했으며, 첫 심리가 이날 오후 1시 30분 도쿄지방재판소 706호 법정에서 열렸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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