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삼성물산이 불과 나흘만에 해외에서 3건의 대형 공사 수주 소식을 전하면서 모두 2조원가량의 수주고를 확보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질적인 면에서도 돋보인다. 중동이 아닌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거나 가격 경쟁보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캐나다 전력 공기업인 브리티시 컬럼비아 수전력청(British Columbia Hydro)이 발주한 1조5000억원 규모의 싸이트-씨(Site-C) 댐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6일 밝혔다. 캐나다 벤쿠버 북쪽에 위치한 피스 강에 발전용량 1100㎿ 규모의 수력발전용 댐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스페인 건설업체인 악시오나(Acciona), 캐나다 건설업체인 페트로웨스트(Petrowest)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수행한다. 삼성물산 지분은 37.5%인 5700억원가량이다.
삼성물산은 향후 발주처와 세부 내용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고 2016년 초 본계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호주에서 시드니 도심과 남서부를 잇는 순환도로 공사를 수주해 9800억원 규모의 물량을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잇따른 선진국 건설시장 진출에 대해 글로벌 건설사들과의 파트너십이 주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악시오나와 캐나다 교량 프로젝트 입찰에서부터 협업을 진행한 데 이어 이번 댐 프로젝트 입찰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이다.
지난 25일에는 4500억원 규모의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를 수주했다. 해외 업체와의 컨소시엄 구성 없이 단독으로 수주한 경우다.
더구나 가격 입찰에서는 최저가가 아니었음에도 기술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수주했다. 안정적인 이익을 보장하는 양질의 프로젝트를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자평이다. 삼성물산은 무엇보다 안전에 초점을 맞춰 수주 활동을 해왔다.
3건의 공사 금액은 모두 1조9400억원 규모에 이른다. 지난 9월 제일모직과의 통합 이후 해외 공사에서의 손실 등 악재를 희석시킬만한 선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수주 시기는 발주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므로 우연히 겹쳤을 뿐”이라며 “선진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확대하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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