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루보 인수…전기차 사업으로 3년만에 복귀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대한민국에서 한번 실패한 사람은 낙인이 크게 찍힌다. 그러나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그의 표정과 말투에서 굳은 다짐이 느껴졌다. 바로 '최규선 게이트'로 유명한 최규선 유아이에너지 회장(55)이다. 그가 3년여 만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코스닥 상장사 루보를 인수하며 재기에 나섰다.
최 회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일어난 권력형 비리 사건의 장본인이다. 그는 이 사건으로 복역 후 자원개발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6년 유아이에너지로 증시에 입성했으나 2012년 주식시장에서 퇴출됐고,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전기차 사업으로 대한민국 신사업의 선두주자로 나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년간 해외 인적네트워크로 앞으로 대한민국이 나갈 신산업이 무엇일까, 좁게는 내가 재기해 새 산업의 리더가 될 수 있는 산업이 뭘까 고심해 찾았던 화두가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전기자동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며 화석 에너지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이전부터 전기자동차 시장이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핵심은 자동차용 배터리 공급"이라고 부연했다.
루보를 통해 전기차와 전기차 배터리, 지능형방위, 디지털 문화시티 개발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1회 충전으로 700km 주행이 가능한 배터리를 개발한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와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테슬라와도 판매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는 오는 9월 안에 결정날 것"이라고 전했다. 대덕산업단지 내 500억원대 매출을 내고 있는 방위산업체도 지분 50% 이상 인수할 방침이다.
올해 루보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자신한 최 회장. 그는 "인고의 세월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알게 됐고, 앞으로는 이사회를 통해 규정을 어기지 않고 투명하게 회사를 경영할 것"이라며 "어떤 분은 나를 '불사조'라고 하는데 새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아이에너지 상장폐지와 관련, 최 회장은 서울고등법원 제16민사부에서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결정 무효확인 소송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그는 "아쉬움이 많다"며 "유아이에너지를 믿고 투자했던 많은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 3년간 법적인 공방을 벌여왔고, 앞으로도 승소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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