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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수원대' 수두룩"…뿔난 사립대생들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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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지난달 말 수원대가 적립금을 쌓아만 둔 채 교육 환경을 개선하지 않아 등록금 환불 판결을 받은 것과 관련해 사립대생들이 전국 각 사립대학교들 사이에 만연한 유사 행태를 지적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특히 향후 적립금이 많이 쌓인 대학들을 대상으로 집단 소송에 나설 의지를 밝혀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2015 대학교육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6일 오후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수원대 등록금 환불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석회의는 "대학이 이번 판결을 통해 다시금 자신들의 존재 의의와 역할을 자각하고 부당한 적립금 축적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에는 "제도 마련을 통해 대학의 적립금 규제에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연석회의 참여 단체 중 부당 적립금 쌓기 중단을 촉구하는 연세대, 이화여대 등 10개 대학 총학생회와 반값등록금 국민운동본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수원대에 대한 판결을 대학의 공공성과 학생의 교육권을 인정한 것이라 해석했다. 손솔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수원대는 학생들의 질타에도 불구하고 교육환경 개선은 외면한 채 리조트 건설, 땅 투기 등을 해 왔고, 교육부 감사 결과에도 개선 노력이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학이 사유재산이 아니고 학생들이 좋은 환경에서 더 나은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환기하는 판결"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학생들은 "대학의 적립금 쌓기로 학생의 교육권 침해가 계속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동제 성공회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적립금이 나날이 늘지만 교육환경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여전히 책걸상이 낡아 삐걱대고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강의실에서 공부한다"고 주장했다.


김한성 한대련 의장은 "대학 적립금 문제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며 "사립대 재산을 불리기 위해 학생들의 등록금을 갈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특히 사립대 적립금 문제 해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그는 "수원대가 지난해 국정감사를 통해 적립금과 관련된 지적받았지만 교육부에서는 간단한 경고 조치 외에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이는 적립금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교육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전국 사립대 누적 적립금은 11조8171억원이다. 대학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쓰일 재원이라 말하지만 학생들은 재정 부족을 주장하는 대학의 적립금이 쌓여가는 것이 모순이라 지적한다. 학생들은 이 날 등록금 인하가 시작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대학의 적립금이 1조1000여억원 증가한 사실을 꼬집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은 "향후 연석회의를 진행해 적립금이 많은 대학들에 대해 집단 소송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전국 사립대를 대상으로 등록금 환불 요구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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