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했지만 실제 출석 인원은 '0명'
부산대, 903명 중 624명은 등록금도 미납
정상 수업 어려운 상태지만…'3058명' 동결할 듯
16일 의총협 회의 바탕으로 정부 곧 발표
"수업 거부 시 학칙대로 하겠다"는 교육부와 대학의 엄포에도 수강 신청 인원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대학에선 아직까지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은 인원이 4분의 3에 달했다. 그런데도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은 '3058명'으로 확정될 전망이다.
16일 아시아경제가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9개 지방거점국립대(전남대·전북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충남대·충북대·강원대·제주대) 의대생의 출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학교에선 수강정원을 채워 실제 정상수업이 이뤄지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대는 지난 7일부터 시작된 본과 3·4학년 대상 실습수업에 수강정원 115명 중 99명(3학년) 혹은 100명(4학년)이 수강신청했다. 그러나 실제 수업에 출석한 인원은 0명이었다. 제주대는 본과 3·4학년이 필수로 들어야 하는 수강정원 36명 수업에 수강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충북대에서는 1~4학년이 듣는 의학과 전공과목 45개 중 수강정원을 모두 채운 과목은 단 2개에 그쳤다. 신입생이 듣는 '의료와 사회(54명)'와 2학년 대상인 '안·이비인후과및피부과학II(37명)'이다. 그나마도 지난 4일 기준, 강의는 시작도 못 했다.
부산대는 지난 7일 기준, 등록금조차 내지 않은 학생이 4분의 3에 달했다. 25학번 신입생 163명을 제외하고는 전 학년이 미납했다.
등록금을 낸 인원은 의예과 2학년(129명 중 6명), 의학과 1학년(131명 중 8명), 2학년(123명 중 7명), 3학년(126명 중 4명), 4학년(117명 중 3명) 등 모두 한 자릿수다. 등록금이 이월된 경우 등을 제외하고 미납한 인원은 총 903명 중 624명이었다.
신입생 등 수강신청을 한 경우 출석 현황도 파악되지 않는다. 학교 측은 "모든 이론 수업은 동영상으로 진행되고 있어 과목별 출석 현황 파악은 어렵다"고 했다. 이 외에 강원대, 전북대, 충남대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거점국립대의 수업 참여율이 유독 낮은 편"이라면서 "전국 의대 평균으로는 수업 참여율이 30%가량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의대생의 수업 참여율은 여전히 저조하지만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은 증원 전 수준으로 동결될 것으로 보인다. 40개 의대 총장은 16일 오후 의총협 회의를 열어 내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정하고, 교육부는 이를 바탕으로 2026학년도 모집 인원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3058명'은 수업 거부하고 있는 의대생들이 3월 말까지 복귀하면 정부와 각 대학이 내년 의대모집 정원을 동결하겠다며 내세운 숫자다. 교육부는 '전원 복귀'를, 의총협은 '절반 수준'을 "정상 수업이 가능한 수준의 복귀율"이라고 봤지만 40개 의대의 평균 복귀율은 30%대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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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의대생들은 '3월 말'까지 복귀하지도 않았고, 복귀한 비율도 '정상 수업이 가능한 수준'에 미치지 않았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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