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이어 '개(dog)'가 사용되는 골프용어 두 번째 이야기다.
아웃오브바운즈(OB)나 워터해저드에 공이 빠져서 침울한 표정을 짓고 서 있는 골퍼는 'hang dog(행 도그)'라고 한다. "You dogs up some golf?"는 무슨 뜻일까. "우리 골프나 치러 가지"라는 의외의 뜻을 담고 있다. 여기서 'dog'는 개가 아니고 '친구(buddy)'를 말한다. 스코어를 계산할 때는 그러나 "나는 8타를 쳤다"를 "I got a dog balls(a score of 8)"라고 표현한다.
스코틀랜드 일부 골프장에는 여성골퍼를 비하해 아직도 "No dogs, No women allowed(개와 여성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 곳이 있다. 시대가 바뀌면서 요즈음은 당연히 대다수 국가 골프장들이 오히려 여성 우대 정책을 펼쳐 격세지감이다. 날씨와도 연관이 있다. 골프장에서 폭우가 쏟아져 플레이를 못할 정도가 되면 "It rains cats and dogs"라고 한다.
다음은 "Still waters run deep and barking dogs never bite(조용히 흐르는 물은 깊게 흐르고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라는 독일 속담이다. 조용히 골프에 매진하는 사람이 더 무섭지 떠들어대는 골퍼는 빈 깡통처럼 실력이 없다는 의미다. "Every dog have his day"는 내기 골프에서 한 홀도 따지 못하는 골퍼가 푸념조로 "쨍하고 해 뜰 날 있다"고 하는 말이다.
매너가 나쁠 때는 'dog manner(개 같은 매너)'다. "Give a dog a bad name and hang him(한번 매너가 나쁘다고 평이 나면 누명을 벗기 어렵다)"는 미국 속담이 있다. 매너를 중시하라는 이야기다. 미국의 스낵바에서 골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식 역시 핫도그(hot dog)다. 2011년에는 골프팬이 우즈의 '섹스스캔들'에 화가 나 퍼팅하는 우즈에게 핫도그를 집어 던져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의 도미니카공화국의 '카사데캄포(Casa de campo)'라는 골프리조트에는 'Teeth of the dog(개 이빨)'이라는 골프장이 속해 있다. 코스 모양이 개 이빨처럼 들쑥날쑥해 붙여진 이름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개를 골프장에 동반하게 해달라는 회원들의 요청이 논란이 되고 있다. 골퍼가 줄어 수용하는 곳이 있는 반면 코스를 더럽히는 데다 소음과 골퍼를 무는 사고 위험 때문에 거부하는 곳이 공존하고 있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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