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7개월 만에 최고…MSCI 한국지수, 미국지수의 29.11%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슈퍼 달러' 충격 등으로 한국과 미국 간 주가 격차가 최근 7년7개월 사이 가장 많이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는 3일(현지시간) 547.15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시간 MSCI 미국 지수(1879.79)의 29.11% 수준으로 2007년 2월14일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최경환 경제팀이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코스피는 지난달 들어 각종 악재에 박스권 탈출의 꿈을 잠시 접었다. 2030~2070선을 오르내리던 코스피는 미국 달러 강세와 함께 삼성전자 실적부진 우려, 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고가매입 논란 등이 불거지며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지난달부터 이달 2일까지 무려 590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조정은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외국인 매도가 주요 원인"이라며 "달러 강세는 미국의 경기 개선과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변화, 이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 등에 따른 것인데 이러한 추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4.6% 성장하는 등 뚜렷한 경제 회복세 속에 주가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달러 강세로 자금이 신흥국 금융시장에서 빠져나와 미국으로 되돌아오는 현상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반면 신흥국은 달러 강세에 따른 자금 유출로 휘청거리고 있다. 신흥국 전체 주가를 대표하는 MSCI 신흥국 지수는 지난달 3일 1100.98로 연중 최고치를 찍은 이후 지금까지 9.42% 급락했다. MSCI 미국 지수 대비 신흥국 지수의 비율도 53.05%로 떨어져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신흥국 위기감이 고조된 지난 3월17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외국인 수급에 의해 다시 반등을 시도하기 위해서는 원화 강세 기대심리가 되살아나야 한다"며 "단기 변곡점은 10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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