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년 새 매매가는 3%씩 하락, 전세가는 7%씩 올라 가격 접근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지난 5년간 서울 전셋값이 연 평균 7.2%씩 오른 반면 매매가는 2.6%씩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와 전세가의 격차가 줄면서 지난해 서울 평균 매매가 대비 전세가비율(전세가율)은 60.6%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하락세로 전환되며 전세 수요가 늘어났고 저금리 기조 속에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 전세가비율이 급상승한 것이다. 이같은 추세는 중장기적으로 더 이어질 전망이다.
30일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년(2009~2013년)간 서울 아파트 1㎡ 당 평균 전셋값은 229만원에서 295만원으로 41.8% 늘었다. 연평균으로 따지면 7.2%씩 올랐다.
1㎡ 당 평균 전셋값은 지난 5년간 해마다 높아졌다. 2009년 208만원이던 것이 2010년 229만원, 2011년 255만원, 2012년 261만원, 2013년 295만원으로 올랐다. 3.3㎡로 본다면 970만원대로 1000만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셈이다.
반면 같은 기간 1㎡ 당 평균 매매가는 555만원에서 487만원으로 12.2% 줄었다. 2009년 555만원을 기록한 매매가는 2010년 543만원, 2011년 531만원, 2012년 498만원, 2013년 487만원으로 연평균 2.6%씩 내려갔다.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매매가는 하락하면서 지난해 평균 전세가율은 60.6%에 달했다. 전세가율 60%는 매매로 전환하는 변곡점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치가 70%에 육박했다.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고 재계약ㆍ신규 계약 때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려도 세입자들이 전세 대출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 당 평균 전셋값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남구 450만원, 서초구 433만원, 송파구 372만원으로 강남3구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 이어 용산구(340만원), 광진구(329만원) 순이었다.
전세가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성북구로 70.1%에 달했다. 금천구(68.3%), 관악구(67.4%), 성동구(67.1%), 구로구(66.9%)도 상위권에 속했다. 상대적으로 매매가가 저렴한 지역의 전세가율이 높았다. 성북구와 금천구 등 강남3구에 비해 집값이 낮은 지역의 전세가율이 높은 것은 학군 등으로 인해 전세 수요가 뚜렷한 편이지만 매매가가 상승할 여력이 적다는 인식이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교적 소형아파트가 많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비해 전세가격이 높은 강남3구와 용산구는 전세가율이 서울 평균치보다 낮았다. 용산구가 44.9%로 가장 낮았고 강남구(52.6%), 서초구(55.8%), 송파구(58.0%)가 뒤따랐다. 강남3구와 용산구는 1㎡ 당 매매가는 700만원 후반대~800만원 중반대로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비싸, 전셋값이 높아도 전세가율은 낮은 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가율이 높은 자치구는 도심과 가깝고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저렴해 실수요자들이 많이 몰리는 지역"이라면서 "집주인들은 임대수익 극대화를 위해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고 수요자들도 전세살이를 선호함에 따라 지역과 관계없이 전세가율은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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