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회복 등에 업고 달러 강세…日 공적연금 개혁 기대감이 엔화는 내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미국의 경기지표 호조와 지정학적 우려에 달러화 상승 압력이 거세다. 반면 엔화는 8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가 달러·엔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10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인덱스가 2일(현지시간) 1034.91까지 올라 지난 1월 이후 최고치에 이르렀다고 이날 보도했다.
달러 랠리의 직접적인 배경은 미 경기개선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미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ISM 제조업 지수는 지난달 59에 이르렀다. 이는 3년만의 최고치다.
달러의 추가 강세를 점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특히 유로에 대한 달러 강세 베팅이 유럽의 재정위기가 한창 진행됐던 2012년 수준까지 늘었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달러 값 상승이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1980~1990년대 달러의 황금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2일 엔화는 달러 대비 0.71% 급락한 달러당 105.09엔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2008년 10월의 달러당 105.44엔이 곧 깨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엔화 하락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는 말이다.
연초 이후 달러 대비 꾸준히 강세를 보인 엔화 값은 하반기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엔화는 달러 대비 4% 하락했다.
엔화를 끌어내리는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단행할 개각이다. 아베 총리는 3일 2012년 12월 취임 이래 처음으로 개각한다. 그는 친정 체제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같은 핵심 각료들은 유임될 듯하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아베 총리가 후생노동상에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전 관방장관을 임명할 것이라고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는 세계 최대 연기금인 일본 공적연금(GPIF)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GPIF의 변화가 앞당겨지면 엔저 가속화, 주식시장 호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4일 일본은행의 9월 통화정책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구로다 하루히코 (黑田東彦) 총재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일본 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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