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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세계 금융, '가을 습격' 코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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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에리언 전 핌코 CEO "중앙은행 공조 깨지며 외환 변동성 확대"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것이며 이는 외환시장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백악관 자문기관인 글로벌개발위원회에서 의장을 맡고 있는 모하마드 엘 에리언 전 핌코 최고경영자(CEO)는 26일(현지시간)자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기고문에서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정책 균형이 깨지면서 그 동안 억눌려 있던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영국 중앙은행(BOE),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풀어놓은 유동성 덕에 경기 회복세와 증시 상승세가 가시화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례적인 안정기를 누리고 있다. 미 증시와 국채 가격이 동반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월스트리트의 공포지수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유지하는 이례적인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외환시장의 상황도 비슷하다. 주요 7개국(G7) 통화의 내재 변동성을 보여주는 JP모건 G7 변동성 지수는 지난달 5% 벽이 무너지면서 사상 최저치에 이르렀다. FRB와 BOE가 집계하는 각국 외환 거래량도 올해 들어 꾸준히 줄고 있다.


그러나 엘 에리언은 이런 고요함이 올해 가을부터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FRB는 오는 10월 양적완화 축소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CB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10월에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듯하다. BOE 내부에서는 금리 정상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가 깨지고 있는 것은 시장에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10년물 국채와 독일 10년물 국채 간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최근 1.4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스프레드는 지난해 0.93%포인트, 올해 초 1.08%포인트였다. 금리 차이가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미 10년물 국채금리 하락폭이 제한적인 반면 경기부양 기대를 등에 업고 유럽 국채 금리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독일 2년물· 3년물 국채금리, 오스트리아·핀란드·벨기에 등 일부 유럽 국가의 국채 금리가 일제히 마이너스로 내려간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엘 에리언은 "중앙은행들의 정책 균형 와해로 주요국 환율이 출렁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고요함이 깨졌던 사례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될 경우 급격한 환율 변동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기업과 가계에 손실이 예상된다. 환헤지를 하지 못한 글로벌 주식 투자자들에게도 손해가 생겨 주식·채권 시장의 불안정이 단기간에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언스트앤영은 의외의 파운드화 강세로 올해 상반기 실적 경고를 받은 영국 기업 비율이 20%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해 3%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달러 강세, 유로 약세의 속도도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로는 달러 대비 11개월래 최저치로 내려갔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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