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세월호 국정조사 "청와대, 승객구조보다 VIP보고용 영상만 재촉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세월호 국조특위)가 정부와 여당의 무성의한 태도로 얼룩지고 있다.
2일 세월호 국조특위 야당 위원인 김현미 의원과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해경경찰청 본청과 청와대 국가 안보실이 주고받은 유선전화 녹취록과 해경과 지방청이 주고받은 녹취록 11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세월호 참사 초기 청와대가 현장 대처에 대한 지시는 물론 상황 파악도 못해 우왕좌왕하면서도 대통령 보고에만 급급해하는 모습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세월호 국조특위)를 통해 공개된 것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발언을 핑계삼아 국조특위 진행을 파행시켜 청와대와 정부의 대응 실패가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샀다.
녹취록을 보면 청와대와 해경은 초기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나와있다. 청와대 위기관리센터는 세월호의 조난신고가 해경 등에 접수된 지난 4월16일 오전 8시58분에서 22분이 지난 9시20분이 돼서야 해경 상황실에 부랴부랴 전화를 걸어 여객선의 이름과 조난신고 시점, 탑승객 수를 확인했다.
청와대는 그 직후부터 '대통령 보고용' 현장 영상을 확보하기 위해 해경 상황실을 추궁한다. 오전 9시39분 청와대 국가안보실 상황반장은 해경 상황실에 전화를 걸어 구조작업 진행상황을 몇 가지 확인하고는 곧바로 "현지 영상 있느냐"고 묻는다.
해경이 머뭇거리자 구조작업중인 ‘해경 123정’을 지목한 뒤 "지금 브이아이피(VIP·대통령) 보고 때문에 그러는데, 영상으로 받은 거 핸드폰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며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준다.
현지 영상 요구는 30분 뒤 또 이어진다. 청와대 국가안보실 상황반장은 “사진 한장이라도 빨리 보내달라”며 해경 상황실에 거듭 요구한다.
6분 뒤 청와대는 다시 해경에 전화를 걸어 “(현장) 영상 갖고 있는 해경 도착했느냐”고 묻고는 “(전화) 끊지 말고 (도착 시간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해보라”고 재촉한다.
오전 10시32분에도 영상 송출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아, 그거 좀 쏴 가지고 보고 좀 하라고 하라니까, 그거 좀”이라고 신경질을 낸다. 세월호에 같힌 승객 구출보다 현지 영상 확보를 강조하며 해경 상황실을 압박한 것이다.
특히 앞서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같이 청와대가 세월호 사고 초기에 해경과 연락하며 보인 적극적인 모습은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 타워의 역할을 하려던 것으로 보여진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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