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동안 1570만여주 기록..현대證 683만주로 가장 많아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허용을 전후해 증권주 대차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차거래 증가는 통상 공매도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주가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14일 이틀 동안 증권업종 대차거래는 1570만여주를 기록했다. 13일 459만주, 14일 1111만주 등이다. 12일 대차거래량이 7만여주에 불과했으니 하루 만에 65배가량 거래가 폭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대차잔고는 2372만주에서 2789만주로 증가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후 일정 기간 내에 시장에서 주식을 다시 매입해 되갚는 거래형태다. 국내 주식시장은 대차거래를 이용한 공매도만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대차거래는 잠재적 공매도 물량으로 분류된다.
다른 금융업종의 경우 보험이 13일 35만주, 14일 50만주 대차거래를 나타냈는데, 대차잔고는 1399만주에서 1368만주로 되레 줄었다. 은행은 13일 54만주, 14일 4만주로 대차잔고는 460만주에서 480만주로 늘었다.
증권에 대차거래가 몰린 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고, 일부 대형 증권주의 밸류에이션이 적정 가격보다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별로는 현대증권에 이틀 동안 683만주가 몰리며 가장 많은 거래량을 보였다. 대차잔고는 193만주에서 887만주로 4.5배가량 뛰었다. 미래에셋증권, 대우증권, 한화투자증권은 대차잔고가 2배가량 증가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들어 대차거래가 전혀 없다가 13일 1만5000주, 14일 51만주가 몰리며 대차잔고가 34만주에서 81만주로 급증했다.
대우증권은 13일 84만주, 14일 484만주를 기록하며 대차잔고가 1149만주로 1.9배가량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도 대차잔고가 51만주에서 97만주로 약 2배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이틀 동안 121만주가 대차로 거래됐고 잔고는 580만주에서 699만주로 뛰었다.
동양증권은 최근 동양사태 여파로 주가가 하락한 상황이라 대차거래가 집중되지는 않았다. 이 회사의 대차잔고는 259만주에서 266만주로 소폭 늘었다.
우리투자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각각 9만주, 5만주가량 대차거래를 보여 미미한 모습이었다. 키움증권은 이틀 동안 대차거래가 없었고 되레 잔고는 7만2934주에서 7만1684주로 감소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펀더멘털 지표에 비해 여전히 주가가 높은 상황이라 단기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며 “특히 산업자본이 지배하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최근 동양증권 사태에 따른 투자심리 추가 악화 여지를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코스콤에 따르면 이날 증권업종에서 347만4000주, 342억1000만원 규모의 공매도가 거래됐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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