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회사채 발행 때 금리놓고 갈등 8개월만에 다시 주관사로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KDB대우증권이 다시 만났다. 올해 초 큰 갈등을 빚고 헤어진 지 8개월여 만이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오는 23일 회사채 1500억원을 발행하는데, 대우증권이 한화투자증권, 현대증권 등과 함께 공동 대표주관을 맡았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5개사는 인수사로 참여했다. 대우증권의 인수물량은 200억원이고, 인수수수료는 1200만원이다.
유암코는 대우증권의 단골 고객이었다. 유암코는 회사채 발행이 잦았는데, 지난해 이후 올해 1월까지 5차례 중 4차례나 대우증권이 대표주관사(공동대표주관 포함)로 이름을 올렸다.
양 사의 관계가 틀어진 건 지난 1월 유암코 회사채 발행 때다. 유암코는 회사채 2200억원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 조사까지 실시한 상황에서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수요조사를 반영한 발행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정할지를 두고 대우증권과 갈등을 빚은 것. 당시 대우증권은 대표주관사였고 인수단 중 가장 많은 물량인 500억원을 인수키로 한 터였다.
수요조사까지 마친 뒤 회사채 철회를 결정한 건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특히 회사채 시장에서 발행사는 '갑'으로 통한다. 때문에 대우증권이 향후 유암코 회사채에 다시 참여하지 못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봤다.
실제로 이후 유암코 회사채 인수단에서 대우증권의 이름은 사라졌다. 지난 6월 발행한 회사채 2000억원은 한화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고, 지난 8월 기업어음 때는 현대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대우증권은 일반 인수사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8개월 만의 극적인 재회를 두고 업계에서는 대우증권 IB부문이 유암코와의 화해를 위해 물밑작업을 펼치지 않았겠느냐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증권사 IB 관계자는 "유암코는 다른 증권사를 선정하면 되지만 대우증권은 단골 고객을 놓친 상황이다. 아쉬운 쪽은 대우증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대우증권은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IB부문을 크게 축소한 바 있다. 실적 부진이 배경이었는데, 전병조 전 IB부문 대표와 김현영 전 기업금융본부장이 모두 자리를 내놨다. 기업금융본부는 회사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다. 조직 축소까지 된 상황에서 유암코와의 자존심 대결을 더는 이어갈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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