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사망·부상 북한군 3000명 넘어"
“그리운 조국,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러시아) 땅에서…”
우크라이나 특수전사령부가 24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살한 북한군 병사의 품에서 발견된 것이라면서 손편지를 공개했다. 당국은 “우크라이나군 특수작전 부대 요원들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지속해서 북한군을 사살하고 있다”면서 숨진 군인의 이름이 ‘정경홍’이라고 설명했다.
편지에는 “그리운 조국, 정다운 아버지 어머니의 품을 떠나 여기 로씨야(러시아) 땅에서 생일을 맞는 나의 가장 친근한 전우 동지인 송지명 동무의 생(일)을 맞으며…아울러 건강하길 진정으로 바라며 생일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4년 12월 9일”이라고 적혀있다. 편지에 적힌 날짜가 이달 9일인 것으로 보아 작성해 놓고 미처 전달하지 못한 편지로 여겨진다.
당국은 숨진 군인의 수첩에서 처음 해독한 내용이라며 “쿠르스크 지역에서 적을 계속 섬멸하는 동안 정 이병의 나머지 노트 번역은 계속 진행될 것이다. 나중에 더 많은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친구를 축하하려는데 파티를 여는 대신 남의 땅에서 기관총을 들고 참호를 판다면 촛불 꽂힌 케이크가 우크라이나산 5.56구경 납탄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미 정보 당국자들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북한의 파병은 북한 측 발상이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빠르게 수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대 200명의 북한군이 사망하고 이보다 약간 더 많은 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지만, 러시아가 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쿠르스크 지역에서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은 북한군의 수는 이미 3000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미국 관리들은 전장에서 북한군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한 우크라이나 고위 관계자는 파병 북한군이 러시아군에 완전히 통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때때로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인명 피해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