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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잊은 이들]기획재정부 예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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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드디어 끝이 보인다."


기획재정부 예산실 직원들은 이번 추석 연휴기간, 하루만 쉰다. 추석 당일만 쉬고 출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정협의회를 마무리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리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산실 다른 부서들은 그나마 추석 전후를 기준으로 하루를 더 쉬지만 2014년 나라살림에 대한 예산계획을 총괄해 온 예산총괄과는 이마저도 반납했다.

'마지막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예산총괄과는 7월부터 거의 세 달 동안 밤낮이 없는 나날을 보냈다. 정부의 중앙 부처는 물론 내년도 예산을 신청하는 기관으로부터 자료를 제출받아 심의를 진행해 왔다. 쉽지 않은 날들이었다. 무엇보다 들어가야 할 돈은 많은데 들어와야 할 돈이 적어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정하고 나라 가계부를 만드느냐가 관건이었다.

넉넉한 가정이라면 돈 씀씀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는데 한정된 돈에서 들어가야 할 곳은 많다보니 고민이 깊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복지예산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7~9월 동안 기재부 예산실 예산총괄과에는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밖에는 장마철을 맞아 굵은 빗줄이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지만 예산총괄과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사람비'가 내렸다. 총괄과를 찾는 각 부처 관계자들의 목적은 단 하나. 가능하면 자신들이 신청한 예산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이렇다 보니 예산총괄과는 7월에서 9월 중순까지 밤 11시까지 심의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12시를 넘어 새벽까지 머리를 맞대고 심의를 진행했다. 토, 일요일을 반납하고 업무를 보는 경우도 허다했다. 이렇게 마무리된 예산안은 지난 16일 최종 당정협의회를 거쳤고 확정 단계에 이르렀다. 이번 추석연휴 기간 동안 당정협의회 주문사항 반영, 추가 보완 등을 통해 확정하고 다음 주 국무회의에 상정할 계획이다.


19일 추석에는 날씨가 맑아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휘영청 떠오르는 둥근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보됐다. 기재부 예산실 직원들은 이번 추석을 가족들과 오손도손 정겨운 시간을 보내지는 못하지만 '국민과 함께 하는 시간'임에는 분명하다.


예산실의 경우 그동안 노력한 결실이 추석의 풍요로움처럼 열매를 맺는 시기이기도 하다. 다음 주에 발표될 '2014 예산안'이 어떤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갈지 관심을 모은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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