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회수 성적표 바꾸는 '볼트온'
단일 기업은 한계…유관 기업 인수로 시장 지배력↑
VIG, 미용의료 사업 잇달아 인수…플랫폼 구축 나서
KFC코리아 인수 칼라일, 투썸과 시너지 기대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인수 후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핵심 전략으로 '볼트온'이 부상하고 있다. 볼트온은 볼트 A와 B를 접합했다는 뜻으로, 비슷한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시너지를 높이고 산업의 가치도 함께 높이는 전략이다.
볼트온 성공 맛본 VIG, 이번엔 뷰티 한데 묶는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이하 VIG)는 LG화학 에스테틱 사업부와 울트라브이를 중심으로 한 통합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올해 8월 VIG는 필러·스킨부스터를 생산하는 LG화학 에스테틱 사업부를 2000억원에 인수했다. 곧이어 스킨부스터 전문기업 울트라브이 경영권을 인수했으며, 여기에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생산 기업인 ATGC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미용의료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최근 VIG는 ATGC 이사회에 진입하며 인수에 한걸음 가까워졌다. VIG는 미용의료 핵심 제품군을 하나의 조직 아래 두고 병·의원 대상(B2H) 영업과 마케팅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ATGC 인수가 완료될 경우 제품 포트폴리오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VIG는 볼트온 전략을 통해 우수한 회수 실적을 거둔 바 있다. 대표 사례가 상조 업체 프리드라이프다.
VIG는 2016년부터 좋은라이프, 금강문화허브, 모던종합상조 등을 인수해왔다. 이후 2020년 프리드라이프를 약 2600억원에 인수하면서 해당 업체들을 프리드라이프에 흡수합병시키는 볼트온 전략을 펼쳤다. 프리드라이프는 단숨에 업계 1위로 올라섰다. VIG는 올해 프리드라이프를 웅진그룹에 8829억원에 매각하며 투자원금 대비 4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볼트온, 단순 외형 확장 아닌 시너지 창출이 핵심
볼트온은 단순한 외형 확장만으론 성공할 수 없다. 인수 대상의 가격보단 기존 기업에 얼마나 붙이기 쉬운지가 중요하다. 시스템을 통합해 중복되는 비용을 절감하고, 사영 영역을 확대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EQT파트너스의 리에나(옛 KJ환경)도 대표적인 볼트온 전략 사례다. 지난해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KJ환경 등 복수의 재활용업체를 인수한 EQT파트너스는 올해에만 JS자원, 경인에코텍, 대영기업 재활용 사업부 등 동종 업계 업체를 추가 인수했다. EQT파트너스는 기존 수도권에 밀집해 있던 사업장을 전국으로 확대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IT솔루션 업체 비즈니스온을 볼트온 전략을 통해 탈바꿈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글로싸인(전자계약) ▲플랜잇파트너스(빅데이터) ▲넛지 파트너즈(회계·재무) ▲시프티(인사) 등 업체를 비즈니스온에 결합해 종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업체로 전환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지난해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며 투자 원금 대비 3배 이상을 회수했다.
시너지 기대되는 KFC-투썸플레이스
시장에선 최근 인수합병(M&A) 사례에서도 볼트온 전략에 따른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PEF 칼라일이 최근 인수한 KFC코리아와 기존 포트폴리오인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와의 볼트온이다.
칼라일은 지난 19일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KFC코리아 지분 100%를 2000억원대 초반에 인수했다. 앞서 2021년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칼라일은 이번 인수 과정에서 투썸플레이스의 볼트온 차원으로 KFC코리아 투자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KFC코리아의 매장 확대 및 수익성 개선 노하우를 투썸플레이스에 이식하겠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KFC코리아는 전 세계 약 5만50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한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얌브랜즈(Yum! Brands)와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국내에서 KFC 브랜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칼라일은 KFC홀딩스 재팬도 보유하고 있어, 이번 거래를 통해 얌브랜즈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한층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미용실 프랜차이즈 업체인 준오헤어도 향후 볼트온 전략이 기대된다. 세계 최대 PEF 블랙스톤은 준오헤어를 약 8000억원에 품었다. 이미 블랙스톤은 의약품 유통 업체 지오영과 미국의 전기·배관 및 제어 서비스 전문 기업 써마홀딩스 등 포트폴리오에서 볼트온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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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 관계자는 "블랙스톤은 준오헤어를 해외로 확장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뷰티 브랜드 업체를 추가로 인수하는 방식이 고려된다"면서 "이 경우 B2C는 물론 B2B 사업 영역도 강화할 수 있어 적극적인 볼트온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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