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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따지는 게 너무 많아"…세계 매출 수십조인데 한국서는 '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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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보다 베이직·기능성 수요 확대
유니클로·탑텐·무탠다드 약진
'패스트패션' 강자들의 대응 실패

글로벌 패션 산업이 성장 둔화 국면에 진입했지만 제조·유통 일괄화(SPA) 브랜드는 실적 반등으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효용'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소비로 이동한 영향이다. 유행을 좇는 트렌드 상품보다 사계절 활용 가능한 기본 의류 수요가 늘면서 대량생산 기반의 가격 경쟁력을 갖춘 SPA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외형 확대와 달리 관련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는 빠르게 바뀌는 분위기다. 글로벌 패스트패션의 상징이던 자라(ZARA)와 H&M은 여전히 대형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과거만큼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인들, 따지는 게 너무 많아"…세계 매출 수십조인데 한국서는 '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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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한국 시장에서 2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2025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은 1조3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27.5% 증가했다. 국내 SPA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다.


유니클로의 실적 반등은 기능성 이너웨어와 베이직 상품군을 강화하는 전략이 주효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행 주도형 상품 대신 히트텍·에어리즘 등 시즌 필수 아이템을 전면에 내세우며 객단가와 재구매율을 끌어올렸다. 경기 둔화기 소비 심리에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토종 SPA 브랜드의 약진도 눈에 띈다. 신성통상이 전개하는 탑텐(TOPTEN)은 2025년 매출이 9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되며 업계 2위를 차지했다. 2024년 공개한 연간 매출 9700억원과 유사한 규모를 유지했다. 대형 상권 중심의 오프라인 매장망을 촘촘히 구축해 접근성을 확보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유니클로와 가격대가 유사한 상황에서 '국내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더해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플랫폼 기반 브랜드의 성장세도 두드러진다. 무신사스탠다드는 온·오프라인 합산으로 연간 판매액 47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수치로, 스파오를 제치고 사실상 '빅3' 구도에 진입했다는 평가다. 플랫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기획과 빠른 재고 회전이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이 밖에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스파오는 지난해 온·오프라인 합산 약 4400억원의 연간 판매액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업 상품과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마케팅이 일시적 트래픽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2024년 기록했던 매출 6000억원보다는 외형이 줄었다.


"한국인들, 따지는 게 너무 많아"…세계 매출 수십조인데 한국서는 '꽝'

이처럼 국내 SPA 시장은 상위권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해지며 '내수 중심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기능성·베이직 상품을 강화하고, 가격과 핏을 세밀하게 조정하는 현지화 전략이 성패를 가르는 양상이다.


반면,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와 H&M은 국내 시장에서 성장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자라를 운영하는 인디텍스(Inditex)는 2024년 약 350억유로(약 60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H&M그룹도 230억유로(약 40조원) 안팎의 매출 규모를 유지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견고했으나 한국에서는 매장 수가 줄고, 매출 성장세도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자라리테일코리아의 경우 2024년 매출이 4600억원으로 전년대비 3.49% 늘어나느데 그쳤는데,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기간 H&M 한국법인 매출은 4.75% 성장한 3700억원이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 브랜드의 상품 현지화 부족을 원인으로 꼽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H&M은 글로벌 표준 사이즈 중심으로 생산하는 반면, 유니클로 등은 한국인 체형을 고려한 별도 기획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한국 소비자는 핏과 사이즈 적합도에 민감한데, 이 부분이 약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짚었다.


"한국인들, 따지는 게 너무 많아"…세계 매출 수십조인데 한국서는 '꽝' 로이터연합뉴스

유통 전략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 무신사 등 패션 플랫폼 중심으로 소비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가격 비교, 리뷰 확인, 빠른 배송이 기본 경쟁 요소가 됐다. 반면 자라와 H&M은 자사몰과 오프라인 중심 전략을 고수했다. 브랜드 통제력은 유지했지만 플랫폼 트래픽을 활용한 확장 전략에서는 보수적이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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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는 가격·핏·배송 속도를 동시에 따진다"며 "자라와 H&M은 글로벌 브랜드라는 상징성은 여전하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예전만큼 차별적인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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